​김영로 한국환경체육청소년서울연맹장​
​김영로 한국환경체육청소년서울연맹장​

세상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신분, 소득, 직업 등에서 존재하던 차별이 많이 사라졌다. 아마도 그런 변화가 일어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모든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같이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같으면 의학 정보는 의사와 간호사 혹은 약사가, 법률정보는 판검사와 변호사가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소유했다. 그 덕에 그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던 권력과 지위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은 하나의 컴퓨터 시스템으로 인터넷과 연결되어 무한하리 만큼 무궁무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나이, 지위, 소득, 성별, 국적 등과 관계없이 그러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의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서 가장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교사나 부모와 같이, 누군가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 이유는 요즈음 어린 학생들은 궁금한 것이 생기면 어른에게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검색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검색의 범위는 상상 이상으로 넓으며 또 빠르고 정확해서 적어도 지식 습득을 위해서 어른들의 도움을 받을 일이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등장으로 인해 쇠퇴하거나 사라질 직업으로 교사, 기관사, 운전자 등으로 거론되는데 어찌 되었든 미래에 많은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인간이 다양하고 심각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사안이다.

사실 학생들의 성장 과정에서 교사나 부모의 역할은 매우 크다. 즉 지식과 경험의 전달자(Communicator)이고 삶의 지혜와 방향을 이끌어주는 스승(Mentor)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대과학이 극도로 발달하여 인공지능이 교사들에게서 지식과 경험을 위한 전달자로서 역할은 빼앗아 갈지는 모르지만, 삶의 지혜와 방향을 제시해 주는 멘토로서 역할은 오히려 더욱 중요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부모로서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학교나 가정에서의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지식이나 경험을 전수하는 역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 시대에서는 만일 교사나 부모가 지식 전달자의 위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새로운 시대에의 대비 없이 전전긍긍한다면 아이들은 이제 교사나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게 될 것이며 그것은 삶의 스승으로서 역할까지 흔들릴 수 있는 더 나아가 인류의 문명까지 파괴될지도 모를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이 큰 도덕성의 붕괴를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하여 우선 필요한 것이 교육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학교를 바꾸려면 교사 양성 시스템, 교육의 철학, 교재, 학과목 편성, 교실의 구조 등을 모두 손봐야 하므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고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예산이 필요하다고 해서 늦출 수는 없는 일이니 좌고우면(左顧右眄)할 것 없이 치밀한 개선계획은 당연히 추진될 일이다. 부모 입장으로서의 생각과 관점만 바꾸어도 개선할 일이 분명 있을 것이므로 그것을 하루빨리 찾아 행동으로 실천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가르치기보다 들어주고, 삶의 지혜를 주입하기보다는 같이 토론하며, 해답을 주기보다는 관찰하고 기다려주고, 지도하기보다는 감탄과 격려를 해 주기만 해도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 창의적,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에 못지않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가 버려야 할 것은 부모로서의 권위 의식과 조급함도 있다. 부모가 멘토의 위치에 서지 못하면 아이들은 당장은 부모 앞에서 고개를 숙일지라도 성장해가는 학생들은 조만간 부모에게 의지할 이유를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욱 강조해야 할 사항은 디지털 세상의 도덕적 타락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나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관리 감독하는 국가사회의 급선무이며 그 속에서 성장하여 기성세대로 편입되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양육하는 교사와 부모의 새로운 역할이다.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은 고도로 정교해지고 지능화된 컴퓨터 시스템이다. 하지만 컴퓨터 시스템이 아무리 고도화 지능화된다 해도 그곳은 ‘Garbage-In, Garbage-Out(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 나온다)’이란 컴퓨터 시스템의 본질을 벗어 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면 아무리 감탄스러운 인공지능이라 해도 그것은 인간이 지어준 알고리즘 내에서 움직인다. 다시 말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도덕적이지 못하면 감성과 이성이 없는 기계어는 의도적으로 구조화된 탐욕과 사악함이 있는 경우 그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고 같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도덕적 타락(Moral Corruption)의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유범진 이사장은 교사와 부모는 영원한 삶의 스승으로서 건강한 육체(체력:體力)에 건강한 정신(인성:人性)이 깃들어 건전한 지식(知識), 지성(知性), 지혜(知慧)를 학교와 가정에서 생산해내는 ‘체인지(體仁知) 교육’으로 ‘도덕 재무장(Moral Rearmament)의 길’에 앞장서야 할 것을 피력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이 시대 어른들이 갖춰야할 기본 덕목이라는 점에서 한번쯤 되새결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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