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차그룹이 세단과 SUV 등 전통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틈새차종’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말리부에서 콘셉트카 ‘엑스 컨버터블’을 공개했다. ‘엑스 컨버터블’은 제네시스의 콘셉트카 ‘X 콘셉트 시리즈’의 세 번째 차량으로, 브랜드 최초로 개발된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이다.
새 콘셉트카는 제네시스의 고유한 디자인 언어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표현한 외관에 하드탑 문루프를 더해 개방감을 높였다. 문루프는 컨버터블의 지붕(하드탑)을 열지 않아도 차 내부로 햇빛이나 달빛이 들어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유리 패널이다.
여기에 전통 가옥의 기와에서 영감을 받은 ‘기와 네이비(Giwa Navy)’ 등 내외장에 한국의 미와 정서를 담은 색상을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1996년 기아가 로터스 엘란을 수입 판매한 적은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직접 생산한 컨버터블이 시판된 사례는 없다. 현대차는 1990년 콘셉트 HCD-1을 시작으로 스쿠프와 티뷰론 등 스포츠카 기반 컨버터블 콘셉트를 선보였지만 실제 양산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엑스 컨버터블’의 양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대가 비싼 컨버터블은 판매 볼륨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롤스로이스, 벤틀리.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컨버터블이나 카브리올레 등 오픈카 라인업을 유지하는 배경이다.
픽업트럭도 현대차가 관심을 갖는 분야다. 회사가 지난해 4월 북미서 선보인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는 월 2000~3000대 판매를 책임지는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싼타크루즈의 성공에 힘입어 현대차는 픽업 라인업 추가에 나선다. 호세 무노즈(Jose Munoz)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산업계 컨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라이프스타일’ 트럭 등을 포함한 신형 픽업트럭을 개발해 미국 시장에 투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미국 업체들이 강세인)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장에서 경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싼타크루즈의 성공 요인으로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점을 꼽는다. 싼타크루즈는 포드 매버릭 등과 함께 몇 안되는 소형 픽업트럭으로 분류된다. 준중형 SUV 투싼과 차대를 공유하며, 적재함의 길이는 최장 4.3피트(약 1310㎜), 적재용량은 1300파운드(약 590㎏)로 작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