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재해석으로 부천아트센터서 첫 쇼케이스
진규영 음악자문·김산 지휘로 음악 섬세함 더해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니콜라이 고골(1809~1852)의 소설 ‘외투’가 오페라로 탄생한다. 작곡가 이상준과 각색자 노수현이 힘을 합친 창작 오페라 ‘외투’ 쇼케이스가 11일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쇼케이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 ‘창작의 과정’ 일환으로 준비된 공연이며, 이상준과 노수현이 고골의 소설 ‘외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무대다. 이 작품은 페테르부르크의 하급 관리 아카키가 외투를 둘러싼 비극적 여정을 겪으며 격동하는 내면을 그려낸다.
작곡가 이상준은 계명대학교와 폴란드 국립쇼팽음악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폴란드에서 석사 과정을 마무리 중이다. 펜데레츠키 작곡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없는 2위에 입상한 그는 빈 국립음대 주최 작곡 콩쿠르 ‘Eine Stimme steht im Dunkel…’ 특별상, 폴란드 에우게니우사 토바르니치키에고 국제플루트콩쿠르 작곡부문 등을 비롯해 다수의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작품들은 소포트필하모닉챔버오케스트라, 바르셀로나모던앙상블 등에 의해 한국, 일본,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연주되며 주목받아 왔다.
올해 그는 TIMF 아카데미 선정으로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과의 리딩 세션과 독일 뮌스터 국립음대에서 앙상블 작품 발표를 남겨두고 있으며, 내년에는 폴란드 대표적인 현대음악제 중 하나인 ‘포즈난 춘계음악제’ 위촉 작곡가, ‘바르샤바 국제 도서전’ 위촉 작곡가로 작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창작 오페라의 음악 자문은 영남대학교 명예교수이자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한국지부 명예회원인 진규영 교수가 맡아 오페라의 음악적 깊이와 예술성을 한층 강화했다. 진 교수는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작곡가며, 대한민국 작곡상과 한국음악가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진 한국의 원로 작곡가다. 오랜 작곡과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 대한 감성과 구성을 완성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지휘는 러시아 첼랴빈스크 국립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이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제음악제의 지휘자인 김산이 맡아 코리안신포니에타와 함께 작품의 음악적 섬세함을 더한다.
코리안신포니에타는 국내외 무대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관현악단으로, 세심한 해석과 연주력으로 유명하다.
반주는 국민대학교 피아노 전공 및 반주과 석사를 졸업한 이유진이 맡아 성악가들과의 완벽한 조화로 작품의 감정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예정이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바리톤 박경윤(아카키 역), 테너 이성훈(재봉사 역), 소프라노 박세연(계장 역), 바리톤 최윤성(서장 역), 테너 윤지후(고위인사 역) 등이 무대에 올라 각기 개성과 뛰어난 기량으로 활기를 불어넣는다.
바리톤 박경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난파전국 음악콩쿠르 등에서 수상한 실력파로, 외투를 둘러싼 주인공 아카키의 비극적 삶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테너 이성훈은 계명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후 스페인과 독일에서 학업을 연마하며 다양한 오페라에서 주역을 맡아온 성악가로, 이번 무대에서 재봉사 역을 맡아 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박세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사 졸업 후 전문사 과정을 밟고 있는 성악가로, 계장 역을 맡아 극에 강렬한 감정선을 더한다. 프랑스에서 수학한 바리톤 최윤성은 여러 오페라의 주역을 맡아온 중견 성악가며, 현재는 백석예술대학교와 국민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그는 서장 역으로 등장해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테너 윤지후는 계명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광명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고위인사 역을 맡아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회적 소외와 인간 내면의 본질을 다루는 ‘외투’는 현대음악 창작단체 여로 주최, 아트스토어 주관으로 열리며, 더 자세한 정보는 부천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