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가 현대차 포니 복원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의 디자인을 담당, 현대차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끈 ‘포니’의 아버지로 불린다.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로, 포니뿐만 아니라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1·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한 것으로 국내 자동차 애호가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1999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끼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전세계 자동차 저널리스트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으며,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차의 공식 초청으로 지난 21일 방한한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이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1974년 포니가 양산됐던 울산 공장을 돌아보는 등 현대차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24일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디자인 토크 행사에는 주지아로와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CO(부사장),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GFG 스타일’과 공동으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기로 하고, 내년 봄 실차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인 선 등이 특징이다. 애호가들은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 12’과의 유사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두 차 모두 주지아로의 작품이어서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유실됐지만, 현재까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차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올해 7월 공개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Rolling Lab) ‘N 비전 74’이 대표적이다.

이번 복원 프로젝트는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염원했던 정주영 선대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어 보기위해 마련됐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이날 디자인 토크쇼에서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를 디자인했던 과정과 소회, 그리고 개인적 의미 등을 설명했으며, 당시 포니 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현대차 임직원들이 보여줬던 다양한 일화들도 소개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를 디자인했던 시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국과 현대차의 디자인을 맡아 뿌듯했다”며 “현대차의 브랜드 유산을 기념하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