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중인 슬립테크 시장....실 이용한 ‘스트링 매트리스’로 주목
연간 1억개 이상 스프링 매트리스 폐기 속 환경 오염 문제 심각
스트링 매트리스, 핵심 부품 85% 리사이클링 가능해 친환경적
[데일리한국 안세진 기자] 매트리스의 중요성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잠이 보약'이라는 속담처럼 잠은 단순히 눈을 감고 쉬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좋은 수면’에 대한 갈증을 늘 느끼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치열하게 고민하는 매트리스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슬립테크 기업 ‘앤씰’이다.
2020년 3월 론칭한 앤씰은 'Answer with 실'이라는 의미를 담은 '스트링(실) 매트리스' 기업이다. 앤씰은 기존 스프링이 아닌 고강도 폴리에스터 저수축사인 3차원(3D) 실을 에어 매트리스에 접목시켜 좋은 수면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이를 개발한 앤씰의 송범근 대표는 대학 시절 재료공학을 전공한 후 글로벌 화학회사에서 15년간 근무했다. 이때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폴리에스터 스트링, 친환경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우레탄(TPU) 필름 등을 매트리스에 적용했다.
송 대표는 "앤씰은 소모성이 높아 폐기물 배출이 불가피한 스프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D 실과 에어 매트리트를 접목해 스트링 매트리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3D 실은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는 폐쇄된 구조로 위생적이고, 폐기 시에도 핵심 부품을 포함해 85% 이상 리사이클링이 가능해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에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데일리한국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앤씰 쇼룸에서 송범근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앤씰의 주력 제품인 스트링 매트리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앤씰의 ‘스트링 매트리스’는 일반 매트리스와 달리 고강도 저수축사(190도에서 15분간 방치돼도 수축률이 2% 내외)를 사용한 매트리스다.
매트리스 안에 금속 실과 공기가 가득차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매트리스가 사용하는 스프링과는 전혀 다른 구조의 매트리스다.
앤씰의 매트리스는 핵심인 3D 실을 비롯해 토퍼, 매트리스 커버 상/하단, 분리형 매트리스 상단 패드(지퍼타입)로 이뤄져 있다. 3D 실은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는 폐쇄된 구조를 띈다. 이로 인해 위생적이며 보관 및 관리가 편리하다.
또한 ‘쿠션 컨트롤러’를 통해 사용자의 체형 및 컨디션에 맞춰 공기를 넣고 뺄 수 있어 본인에게 맞는 침대를 구현할 수 있다.
▶양질의 수면이 중요해지면서, 슬립테크(Sleep-tech·수면에 기술을 결합한 산업)가 주목받고 있다.
앤씰의 가장 큰 차별점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솔루션 제공’에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인 ‘슬립인바디’를 통해 사용자의 컨디션을 24시간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 맞춤 수면솔루션을 제공한다.
스트링 매트리스에 내장된 체압 센서를 적용해 사용자의 수면 중 자세와 뒤척임 등을 체크하고 AI 알고리즘으로 개인화된 데이터를 학습한다. 이를 통해 수면 데이터뿐만 아니라 생체, 활동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최적화된 수면 솔루션을 도출하고, 사용자 수면 자세에 맞는 최적의 매트리스 경도를 찾아 실시간 자동 제어한다.
앤씰의 슬립인바디는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 2024'에서 '2024 CES Innovation Award - Digital health 분야'에서 수상했다.
▶최근 부천 호텔에서 일어난 화재로 난연 소재 매트리스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앤씰 매트리스에 사용된 스트링은 100% 재활용 가능한 폴리에스터 원사로 제작된 친환경 TPU 소재의 고강도 저수축사다. 금속을 대체할 만큼 강해 190도에 15분간 노출에도 수축률 2% 내외로 고온과 화재에 강하다.
여기에 인체에 유해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고주파 융착 기술을 적용해 접착제 등 화학물질로 인한 2차 점화 등의 우려가 없다.
매트리스 외부를 감싸고 있는 커버 원단 또한 방염과 난연 처리가 된 제품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
호텔에서 사용되는 매트리스는 방염처리가 원칙이며 이번에 조선호텔과 공동개발한 신규 매트리스는 호텔 스텐다드로 개발됐다. 미국 등 해외 수출용 매트리스에도 UL인증 난연 원단을 적용하며, 특히 숙박업소에 납품하는 제품의 경우 방염처리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기능성 특수 원단 등 구성품의 소재적 관점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국내외 다양한 업체들과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다.
▶친환경은 전 세계적인 이슈다. 최근 선진국들은 EPR 등을 통해 생산자에게 환경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억개 이상의 침대 매트리스가 폐기되고 있다.
특히 연간 3000만개 이상의 매트리스 폐기물이 발행하는 EU(유럽연합)에서 60%는 원형 그대로 매립된다. 40%가 소각 후 매립되고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2년 기준 폐기된 매트리스가 107만 여개, 무게로는 2만7000톤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친환경 매트리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기존 매트리스 업체들은 고민 없이 소비자가 편하다는 이유로 기존 스프링 매트리스에서 스프링이 더 촘촘한 포켓 스프링 매트리스를 생산하고 있다.
스프링 매트리스를 재활용하기 위해선 작업자가 일일이 해체를 해야 하는데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인건비가 어마하다. 결국 일부는 소각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환경을 더욱 오염시키고 있다.
▶앤씰 매트리스가 환경오염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까.
EU는 침대 매트리스 재활용 의무 비율을 2025년 55%, 2030년 60%, 2035년 65% 이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앤씰은 소모성이 높아 폐기물 배출이 불가피한 스프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과 공기로 제품의 주요 기능을 구현하고, 사용기한에 제한이 없는 매트리스를 개발했다.
폐기 시에도 핵심 부품을 포함해 85% 이상 리사이클링이 가능해 선도적으로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또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고 있다.
배송 과정에 있어서도 부피나 무게가 줄어서 보다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세계 모든 침대 매트리스 회사에 제공하고 싶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앤씰은 스프링 매트리스로 시작된 침대의 역사를 ‘스트링 매트리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다.
편안한 숙면을 누리면서 지구를 위하는 기술이 진정한 친환경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지구를 위하는 높은 기준을 만족하면서도 최적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매트리스를 만드는 기업이 슬립테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태국 ‘스마트 슬립’과 함께 현지 스마트 매트리스 시장으로 진출했다. 또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국 등 현대코퍼레이션과 협업해 전 세계로 스트링 매트리스의 역사를 새롭께 쓰겠다.
또 사용자 개인 맞춤 수면솔루션을 제공하는 슬립인바디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약국, 피트니스 등 다양한 헬스케어 분야와 협업해 비즈니스 영역도 확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