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울 '베드타운'으로 전락…철도지하화로 재도약"
'3개월 장관' 비판 반박 "尹정부서 1년7개월동안 일해"
"민주당 입법 독주 막고 비정상적인 정치구조도 변화"

방문규 국민의힘 수원병 후보.  ⓒ이혜영 기자
방문규 국민의힘 수원병 후보.  ⓒ이혜영 기자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수원병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

방문규 국민의힘 경기 수원병 후보는 지난 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한국과 만나 '공직자의 삶 대신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방 후보는 인터뷰 내내 수원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에서 태어난 그는 초·중·고를 수원에서 보냈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해 1985년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에도 한동안 수원에 터를 잡고 생활했던 '진짜 수원 사람'이다.

방 후보는 수원병을 정치 입문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나와 가장 관련이 깊고, 잘 아는 곳에 출마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원병은 여권에 있어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곳이다.

팔달구 일대의 원도심이었던 이곳은 애초 보수성향이 강했으나, 20대 총선에서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뒤 21대 재선에도 성공했다. 수원시장은 2010년부터 민주당에서 차지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47.28%로, 48.94%를 얻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1.66%포인트 낮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이곳에 방 후보를 단수공천 했다.

방 후보는 "민심이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해결할 대안이 있다면 승리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해 버린 수원시의 상황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호 공약으로 내건 '성균관대~수원역 철도 지하화'가 이뤄진다면 수원 전체가 균형 있으면서도 건강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40여년의 공직 생활을 접고 정치인이 되기 위해 나섰지만, 논란의 여지는 있다. 특히 3개월 만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출마한 부분은 상대 진영에서 공격하기 좋은 먹잇감이다. 방 장관은 지난해 9월 산업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나, 그해 12월 총선 차출을 위해 교체돼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방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며 "국무조정실장이라는 자리는 장관급 직위로,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입각해 2022년 6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장관직을 1년 7개월 동안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에 정부가 발목을 잡혀 있는 만큼, 장관을 한두 달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다"며 "선거에서 승리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삼는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 비정상적인 정치구조를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방문규 국민의힘 수원병 후보.  ⓒ이혜영 기자
방문규 국민의힘 수원병 후보.  ⓒ이혜영 기자

▶ 국회의원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정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바뀌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 국민이 정권교체를 명령했음에도 180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이 명령을 불복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이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정부에 부담이 되는 법안을 추진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니 정부에 부담되는 법안들을 떠넘기듯 통과시키고 있다. 또한 중소·영세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부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이를 묵살했다. 이러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고 비정상적인 정치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왔다."

▶ 대표적인 '보수 험지'로 꼽히는 수원병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수원병은 험지 중의 험지다. 험지가 아니었다면 나올 이유가 없다. 수원은 총선 두 번 연속 5개 지역구가 전패했고, 현재 경기도지사부터 수원시장, 수원 국회의원 모두가 다 야당이다. 그래서 더욱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수원병에서 나고 자랐고, 대학교를 다니는 4년 동안 통학도 했다. 사회 초년생 시절을 수원에서 보내기도 했다. 나와 가장 관련이 깊고, 잘 아는 곳에 출마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당에서 단수공천을 확정했는데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은 ‘이기는 공천’을 기조로 그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에게 공천을 주고 있다. 수원병에서는 이혜련 당협위원장이 원팀으로 함께하기 위해 예비후보에서 사퇴하며 지지 선언을 해줬고, 김용남 의원은 개혁신당으로 간 상태다. 이이런 상황 속 공관위가 수원병 내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판단했다고 생각한다."

▶ 수원병은 재선 현역인 민주당의 김영진 의원이 버티고 있다. 김영진 의원과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경제, 복지, 산업, 예산, 금융까지 다양한 분야의 정책 수립 및 조정 경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졌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 2차관 등을 지내며 나라 살림 전반을 운영하고 국가 거시경제 정책 전반을 다뤘다.

또한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노인요양시설 지원 및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장애인 처우 문제, 고령화·저출산 문제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들의 현실과 내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이후 한국수출입은행장, 국무조정실장, 산자부 장관을 역임하며 국가 경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분야에서의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 이후 모든 정부(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에서 두루 등용됐는데, 이런 사례는 흔치 않다. 오랜 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수원병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

▶ 요즘 지역구 분위기는 어떠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데다 인지도도 낮았기 때문에 처음엔 김영진 민주당 의원과 격차가 컸었다. 그러나 최근엔 그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올 만큼 좁혀졌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김영진 의원을 앞서기도 했다. 특별한 활동을 했다기보단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가 큰 것 같다.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번에는 꼭 바꿔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민심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지역의 최대 현안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었던 2019년 당시 '균형 발전'을 이유로 수원에 있던 경기도청을 광주로 옮겼다. 이후 수원의 상권은 계속 붕괴했지만, 이에 상응한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복지관은 물론 문화체육시설도 없어 점점 신도시와 발전 격차는 커지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 보니 목소리를 내지 않으셨던 것 같아 도청의 후적지 개발을 본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본다. 

1호 공약으로 '성균관대~수원역 철도 지하화'를 제시한 것 역시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철도 지하화가 이뤄진다면 수원 전체가 균형 있으면서도 건강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국회에서 '철도 지하화 지원에 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당에서도 이를 핵심 공약으로 채택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직접 지역을 둘러보고 힘을 실어줬던 만큼,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철도 지하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고자 한다."

▶ '경제 전문가'로서 바라본 수원의 상황은 어떠한가?

"원도심에 있던 경기도청이 광교로 이전됐다. 종합개발계획이 마련돼 있긴 했으나, 실행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이 떠난 자리에는 무너진 상권만 남았다. 경기도 산하기관이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됐었으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었던 2019년 당시 '균형 발전'을 강조, 해당 기관을 다른 지역으로 배치하면서 개발 계획은 또다시 무산됐다.

상권이 무너지면서 도시가 쇠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민주당이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을 차지한 지난 10년 동안 재정자립도는 크게 떨어졌다. 인허가를 내주지 않다 보니 반도체 공장 등은 화성이나 용인, 평택까지 내려갔다.

도시가 지속가능성을 갖추기 위해선 문화 등 다양한 시설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을 입주시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일을 할 곳이 없다 보니 어느새 수원은 서울의 '베드타운'이 돼 버렸다. 대학 시절 4년 동안 서울까지 왕복 4시간을 통학했는데, 아직도 달라진 게 없어 수원 시민들은 서울까지 출퇴근해야 하는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 지난 40여년 동안 공직자의 길을 걸어왔다. 그동안 거둔 주요한 성과를 꼽는다면?

"농림부에 있을 때 한식 세계화를 통해 전통주의 위상을 높였다. 관련법 제정 등에 힘쓴 결과 2009년에는 막걸리가 삼성경제연구소 지목 '올해의 히트 상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업을 실행하고 평가받는 과정이 제 삶에 큰 도움이 됐다. 또 장관급 자리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있을 때는 규제 개혁을 위해 노력했다. 가장 먼저 40여년 동안 강원도의 숙원 사업이었던 설악산 케이블카와 관련한 작업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착공된 케이블카는 오는 2026년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산업단지에 대한 입지 규제도 풀었다. 문화재를 보존하면서도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개발 범위를 조정했다. 규제에 가로막혀 개발이 힘들었던 지역이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를 찾으면서 보람을 느꼈다."

▶ 수원이 '반도체 메가시티'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공장의 경우 2019년에 설립 계획을 냈다. 5년이 지났지만, 공업용수, 전기 등이 지연돼 아직 첫 삽을 뜨지도 못했다. 반도체 투자의 경우 속도가 가장 중요한 만큼, 도시 간 연합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인허가를 한 번에 결정할 수 있는 특별법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세계 최대 반도체 칩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 공장을 단 20개월 만에 완공했다. 반면 우리는 공장을 설립하는 데만 4년을 허비했다. 세계 반도체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선 수원을 반도체 메가시티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향후 1000조원이 경기 남부권에 투자되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수원에는 삼성전자 본사가 있고, R&D(연구개발) 센터도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서 스타트업의 잠재력도 살릴 수 있는 곳은 수원뿐이다." 

▶ 출마 선언 때 '무능한 정치'가 아니라 '품격있고 유능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무능한 정치는 무엇인가?

"'무능한 정치'는 해결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싸움이다. 야당이 추진해 국회를 통과했었던 '노란봉투법'이나 '양곡법'이 그 예다. 실현 가능하지 않았던 법안이었던 만큼,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이미 예상돼 있었지만 민주당은 해결책 없이 내지르기만 했다. 상대를 무조건 적으로 돌리고 편을 가르는 정치는 사라져야 하지 않나. 이제 우리는 국민에게 실망이 아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상대 진영에서 짧은 장관 임기를 문제 삼을 수도 같은데.

"'3개월짜리 장관'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입각했다. 2022년 6월에 들어와 2024년 1월까지 장관직을 1년 7개월가량 했기 때문이다. 보직을 산업부 장관으로 바꾸진 했지만, 국무조정실장이라는 자리는 장관급 직위다. 국무회의에 배석해 총리와 함께 주례 보고를 받고, 윤 대통령과 중요한 국정도 논의한다. 각 내각과 부처를 총괄하고 평가하는 자리인 것이다.

산업부 장관을 더 했다면 몸은 편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회가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지 않나. 이런 상황 속 장관을 한두 달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출마했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국민의힘 공천을 '고인 물'이라고 하고,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서는 '흐르는 물'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흐르다 못해 다 빠진 물 아닌가 싶다. 국민의힘 공천 결과에 많은 분이 지지를 표명하는 반면 민주당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것만 보면 흐르다 못해 다 빠진 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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