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가게에 진열된 CD 모습. 사진=연합뉴스.
음반 가게에 진열된 CD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음반 제작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이 최근 급증하면서 K팝 발전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서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인 국내 기획사가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2017년 55.8t(톤)에서 2018년 145.4t, 2019년 136.1t, 2020년 225.2t, 2021년 479.0t, 작년 801.5t으로 꾸준히 많아졌다.

앨범 판매량을 고려하면 실제 사용된 플라스틱은 환경부 집계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작년 판매된 앨범은 7419만5554장에 달한다. CD 한 장 무게가 18.8g이므로 CD에 사용된 플라스틱만 따져도 1394.9t이다.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인 하이브가 올해 7월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작년 하이브가 제품을 만들고 포장하는 데 쓴 플라스틱만 894.6t에 달한다.

폐기물부담금과 재활용분담금 납부액도 빠르게 늘었다.

폐기물부담금은 재활용이 어렵고 폐기물 관리 측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재료·용기를 제조·수입하는 업체에, 재활용분담금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의무를 달성하지 못한 업체에 부과하는 비용을 말한다.

폐기물부담금은 2021년 1억81만원에서 작년 1억9141만원으로, 재활용분담금은 2018년 600만8000원에서 2021년 4141만8000원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포토카드는 종이로 분류되기 때문에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환경부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K팝 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을 별도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앨범 과대포장을 방지하고 부과금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계획이 있냐는 우 의원실 질의에 "플라스틱 제품 및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군을 포괄적으로 규제할 뿐 별도로 개선을 논의한 바 없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음악업계에서는 중복소비를 조장하는 기획사 마케팅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구매한 앨범으로 음악을 감상한다는 소비자는 11.7%에 불과했다.

K팝 팬으로 구성된 기후환경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국내 기획사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에 대해 "팬들은 실물 앨범 쓰레기에 대한 불편함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어 "K팝 팬덤에는 가수를 응원하기 위해 같은 앨범을 몇백장까지도 구매하는 문화가 있다"라며 "최근 국내 기획사는 목표 판매량을 달성할 때까지 팬 사인회를 계속 열거나 랜덤 포토카드를 늘리며 팬들의 마음을 이용한다"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K팝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야 한다"라며 "환경부도 앨범 포장에 분리배출 문구를 표기하고 (부담금) 부과 기준을 확실히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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