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0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에 "중요한 일이 많이 있다.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 정도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수도권 위기론에 '이준석 신당'이라는 변수까지 먹구름이 드리워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야당과 각을 세운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구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언제쯤 밝힐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또한 한 장관은 '주말 사이 대구에 다녀오면서 총선 출마설이 확실시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답을 드린 것 같다. 오늘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 장관은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도 출마설과 연관돼서 해석된다', '여권의 지속적인 출마 요구를 수용했다는 보도까지 구체적으로 나온 상황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 장관은 "보도라든가 추측, 관측은 그냥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저는 제가 할 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씀 정도 드린다"고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이번 주 예정된 대전·울산 현장 방문 일정이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일정보다는 ‘출마 행보’로 읽힌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구글링해 보라"면서 "저 말고 다른 장관들도 그런 업무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일축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17일 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을 찾은 자리에서 총선 출마 요구에 대해 "의견은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총선은 저와 무관한 이야기"라면서 선을 긋던 것과는 다른 반응을 비추자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총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야당은 이같은 전망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여당에서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을 "너무 좋은 분", "아주 합리적인 분", "저보다 젊지만 제가 존경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한 장관의 출마설에 대해서도 "경쟁력 있는 분들이 와서 도와야 한다"며 "신선하고 좋다"고 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에서) 뉴스를 끌고 갈 수 있는 다양한 포스트들이 필요한데, 한 장관이 가진 포스트는 이준석 전 대표한테 가는 뉴스를 더 끌어올 수 있다"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KBS라디오 '특집 KBS1 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만약 한 장관이 정치권으로 나오게 된다면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거의 모든 후보가 자기 지역에 지원 유세 와달라고 한 장관에게 엄청나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