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우주 등 항공산업 확대에 관심
국내 항공사 지각 변동…통합 저가항공사 출범

사진=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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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이를 외면한다면 대한민국 항공업계 전체가 위축되고 우리의 활동 입지 또한 타격을 받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가 인체라면 항공업은 온 몸에 산소를 실어 보내는 동맥 역할을 하는 기간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나서며 국내 항공업계의 미래를 자주 언급해 왔다. 대한항공은 자사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업계의 미래를 위해 기업결합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4월 기업결합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이 가지는 의미와 항공산업이 대한민국의 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경기 부천시 소재 대한한공 엔진정비공장에서 P&W의 차세대 GTF 엔진 초도 물량 입고 기념행사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경기 부천시 소재 대한한공 엔진정비공장에서 P&W의 차세대 GTF 엔진 초도 물량 입고 기념행사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항공우주·MRO·UAM 등 항공산업 발전으로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항공을 합병한 후 항공 MRO(항공기 정비·수리·분해조립)와 항공우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무인기 등에 투자를 늘리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미래사업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대한항공이 합병 후 경쟁사와 불필요하게 소모했던 에너지를 줄여 투자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이 가려고 하는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는 단순 여객 운송만이 아니라 항공과 관련된 여러 분야를 함께 시스템적으로 끌고가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여객운송에 그치지 않고, 항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업계를 이끌려는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달 13일 글로벌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인 프랫앤휘트니의 차세대 '기어드 터보 팬 엔진‘ 정비를 시작, 항공기 엔진 MRO 경쟁력을 한층 더 높여 나가게 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어 같은 달 17일에는 ‘서울 ADEX 2023’에서 미국 슈퍼널(Supernal)사와 UAM 운항사업 생태계 구축과 상용화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국토부가 주관하는 UAM 감시정보 획득체계 연구개발에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 UAM 운항에 필요한 운항통제시스템과 운항 모의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이밖에도 서울 ADEX 2023에서 중고도 무인기 실기체와 사단무인기, 발사대, 지상 통제 차량 등을 전시하는 등 무인기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자처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국내 무인항공기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분야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마련해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섰다. 프로그램은 대한항공과 기술 협력이 가능한 항공우주분야 파트너를 발굴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지원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황 교수는 “대한항공은 그동안 여객운송 이외의 사업에 대해 조금 소극적인 부분도 없지않아 있었다”면서 “기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집체된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미래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진에어 제공
사진=진에어 제공

◇ 국내 항공사 지각변동…국내 통합 LCC 출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국내 항공업계에도 ‘지각변동’에 가까운 재편을 불러올 전망이다. 국내 1, 2위에 위치했던 대형항공사(FSC)의 합병은 자연스럽게 저비용항공사(LCC)의 재편으로 이어지게 된다.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아시아나는 에어서울·에어부산을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합병한 후 발빠르게 통합 LCC를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선 통합 LCC는 중복 노선 조정, 스케줄의 다양화 등 운영효율성은 물론 소비자 효율 증대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한 제2 허브공항도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일각에선 FSC에 이어 LCC까지 모두 흡수하는 대한항공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에도 국내 항공산업 발전 및 소비자 편익 제고에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횡포’를 막기 위해 다소 과하다고 보일 만큼 규제해 온 만큼 최소 10년간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위는 독과점 우려가 있는 노선을 합병 완료 시점부터 10년간, 2019년 평균 운임 대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인상하는 것을 금지했다. 다만 다른 항공사 진입으로 경쟁 제한성이 해소되면 규제는 풀리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해도 큰 이익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공정위가 규제를 했다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경쟁해야 하는 경쟁사가 빠지고 시장 지배력이 올라가는 점에서 이득이 있다고 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합병까지 EU,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EC로부터 내년 1월 말 심사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경쟁당국에 대해선 미 법무부(DOJ)와 시정조치 방안을 협의한 후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방침이다. 일본 경쟁당국은 시정조치안 협의를 완료하는 대로 정식신고서를 제출한 후 내년 초 심사를 종결하는 것이 목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유럽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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