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투자안 마무리 전망…전기차 자회사 IPO 철회 영향 받은 듯  

볼보차 CMA 플랫폼. 길리의 하이브리드 기술울 접목해 관계사에 공급된다.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볼보차 CMA 플랫폼. 길리의 하이브리드 기술울 접목해 관계사에 공급된다.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프랑스 르노(Renault)와 중국 길리(Geely)의 내연기관 합작사 설립에 속도가 붙었다. 당초 ‘2023년 내’로 느슨했던 설립 계획이 ‘이달 말 투자안 확정’설로 구체화됐다.

르노와 길리는 지난해 7월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합작사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갈 엔진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한다. 투자 규모는 최대 70억유로(약 10조원)로, 르노와 길리가 50:50 지분투자하기로 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와 길리가 이르면 이달 말 합작사 설립 관련 투자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업체 아람코도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안이 담긴 양해각서 체결설도 나온다. 이 경우 지분율은 ‘르노 40 : 길리 40 : 아람코 20’으로 예상된다. 아람코의 투자 참여설은 지난해 3월부터 거론된 바 있다.

‘홀스 프로젝트(HORSE project)’로 알려진 합작사 설립을 마치면 연 매출 150억유로(21조5000억원) 규모의 파워트레인 공급사가 탄생한다. 르노, 다치아, 닛산, 길리 등 양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자동차 브랜드에 엔진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방한 시 공개된 오로라 프로젝트 실루엣.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 방한 시 공개된 오로라 프로젝트 실루엣.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될 전망이다. 르노와 길리가 르노코리아의 주요주주여서다.

2022년 5월 길리오토모빌홀딩스는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 1대 주주는 르노(52.85%)다. 길리는 르노코리아 주주 참여 당시 르노코리아와 친환경 하이브리드 신차 합작 개발 방침을 밝혔다. 

올 하반기 출시 예고된 하이브리드 신차(개발명 오로라1)는 양사가 손 잡고 개발하는 첫 작품이 된다. 업계에서는 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 신차 라인업을 늘려가는 상황에서 해당 차량에 필요한 엔진을 르노-길리 합작사가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합작사 설립 배경엔 최근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초 르노그룹은 전기차 부문 자회사 암페어(Ampere)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르노그룹은 성명을 통해 “현재 주식시장 상황과 현금창출력 강화를 모두 고려해 IPO 절차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르노그룹은 2026년 ‘1만5000달러대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며 그룹 내 전동화 전략 핵심으로 암페어를 내세웠다. 암페어 IPO는 2022년부터 공론화됐지만, 루카 드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밸류에이션(기업 가치평가)이 너무 낮으면 IPO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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