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김남정 회장 ‘주식부자 1조 클럽’ 합류
1981년생 MZ세대 대신증권 양홍석 총수 등극
네번째 여성 총수는 소노인터내셔널 박춘희
CXO연구소 “톱10 중 절반은 자수성가형 부자”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뉴진스 논란’에도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재벌 총수가 된 하이브 그룹 방시혁 이사회 의장의 주식재산 순위가 국내 그룹 총수 중 6위에 올랐다. 4대 그룹 총수인 SK 최태원 회장(8위)과 LG 구광모 회장(10위)보다 앞섰다.
올해 그룹 총수로 새로 등극한 동원그룹 김남정 회장도 주식평가액 12위로 1조 클럽에 합류했다. 또 올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그룹 총수 중 최연소는 1981년에 출생한 MZ세대인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이었고, 소노인터내셔널 박춘희 명예회장은 4번째로 여성 총수 지위에 올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5월 신규 및 재지정된 대기업집단 그룹 총수 주식재산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주식평가액은 14일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공정위가 올해 5월 지정한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은 88곳이었다. 88개 그룹 중 총수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차지했다. 이재용 회장은 15조 901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11조 440억원으로 넘버2로 나타났다. 이외 주식재산 순위 상위 다섯 손가락에는 ▲3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4조9302억원) ▲4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4조160억원) ▲5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2조6216억원)이 꼽혔다.
6번째로 주식재산이 많은 그룹 총수는 이번에 신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하이브 그룹의 방시혁 의장이다. 방 의장은 하이브 주식1315만1394주를 보유하고 있고, 이달 14일 종가 19만35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2조5447억원으로 평가됐다. 올해 방 의장의 주식재산은 1월 11일 기준 3조3667억원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방 의장이 국내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톱5에 진입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셈이다.
하이브는 전 세계적 K팝 열풍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성장세에 힘입어 엔터사 최초로 대기업집단이 됐다.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어도어 등 11개의 멀티 레이블을 운영 중인 하이브는 연결 대상 종속기업만 65개에 달한다. 하이브의 자산 총액은 2022년 말 4조81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조2500억원으로 1년 사이 4400억원 늘며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방 의장에 이어 주식가치가 높은 총수로는 ▲7위 에코프로 이동채 전 회장(2조4547억원) ▲8위 SK 최태원 회장(2조1152억원) ▲9위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2조233억원) ▲10위 LG 구광모 회장(2조202억원) ▲11위 CJ 이재현 회장(1조891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방 의장은 주식재산만 놓고 보면 4대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보다 순위가 앞섰다.
동원그룹은 기존 김재철 명예회장에서 차남인 김남정 회장으로 총수가 변경됐다. 총수 직위를 새로 얻은 김남정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조6624억원으로 1조 클럽에 합류했다. 김 회장은 동원산업 주식을 60%에 가까운 2156만9875주 보유 중인데, 이달 14일 기준 종가 3만7200원으로 곱한 평가액만 8023억원을 넘었다. 여기에 김 회장은 동원산업을 통해 다시 동원시스템과 동원F&B 주식도 각각 70% 넘게 보유 중이다. 동원시스템즈와 동원F&B에서 보유한 주식에 대한 김 회장의 주식가치만 해도 8600억원 이상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조6000억원이 넘는 주식재산을 보유하다 보니 이달 14일 기준 김 회장의 그룹 총수 주식재산 순위는 1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13위 HD현대 정몽준 아사재단 이사장(1조4224억원) ▲14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3038억원) ▲15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1303억원)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포함됐다.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조 클럽과 별개로 올해 그룹 총수로 지정된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은 이달 14일 기준 6726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액을 보였다. 현대해상은 과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가 탈락한 후 올해 재지정됐다.
현대해상과 달리 올해 처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곳은 하이브를 제외하면 6곳이었다. 6곳 중에는 카지노와 관광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그룹도 이번에 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파라다이스 그룹 총수는 전필립 회장으로 지정됐다. 전 회장의 이달 14일 주식평가액은 3578억원으로 평가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 주식을 41만5580주를 직접 쥐고 있는데, 이달 14일 종가 1만5020원으로 계산한 주식평가액은 62억원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전 회장은 비상장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 주식을 67% 넘게 갖고 있는데, 파라다이스글로벌은 다시 파라라이스 주식을 37%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을 통해 보유한 전 회장의 파라다이스 주식가치만 3516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원익그룹 이용한 회장은 ▲원익QnC(1757억원) ▲원익홀딩스(501억원) ▲원익(276억원) ▲원익큐브(8억원) 4곳에서 모두 2544억원이 넘는 주식가치를 보였다. 영원그룹 성기학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053억원으로 평가됐다. 성 회장 주식재산의 상당수는 영원무역홀딩스 주식에서 나왔다.
올해 지정된 대기업집단 88곳 중 최연소 그룹 총수는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 부회장은 1981년생으로 올해 43세다. MZ세대로는 유일하게 대기업집단 동일인에 이름을 올렸다. 양 부회장의 주식가치는 이달 14일 기준 835억원으로 10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다.
소노인터내셔널 박춘희 명예회장은 ▲신세계 이명희 총괄회장 ▲넥슨 유정현 NXC 감사 ▲애경 장영신 회장에 이어 4번째로 여성 총수에 올라섰다. 박 명예회장의 주식재산은 5억원대 수준으로 다소 낮은 편에 속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그룹 총수 주식부자 상위 10명 중 절반은 자신이 직접 그룹을 일군 창업자에 속하는 자수성가 유형이었다”며 “향후에도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해 자수성가형 주식부자가 더 많이 탄생될 수 있는 경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