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차코리아 “판매대수보다 내실 다지는데 중점"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질주하던 볼보차코리아가 주춤하고 있다. 실적 감소세가 수입차 업계의 평균보다 가파른데 올해 내놓을 신차는 전기차 한 종밖에 없다.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1~5월 국내 신규 등록된 볼보차 승용차량은 573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 승용차 전체 등록대수는 10만352대로 전년 대비 3.4% 감소세를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감소 폭이 크다.
볼보차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은 3위 자리 경쟁을 펼칠 정도로 호조를 보여온 추세와 비교할 때 의외의 성적이다.
지난해 말 볼보차코리아는 올해 판매목표로 1만8000대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판매 추이가 계속될 경우 올해 판매대수는 1만4000대가량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는 신차 장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차 출시가 브랜드 전체 판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하지만 볼보차는 올해 전기차 EX30 외에 완전변경급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다음달부터 본격 출고가 예고된 EX30은 아담한 크기의 콤팩트 전기 SUV다. 최고출력 272마력의 전기모터와 66㎾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최장 404㎞로 인증 받았다. 보조금 적용 전 가격은 4945만~5516만원으로, 실 구매가격은 3000만원대 후반~4000만원대 중반이다.
볼보차코리아는 EX30의 사전계약이 1000대를 넘어섰다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영업일선에서는 해당 차량이 올해 2000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실제 판매가 기대치를 충족해도 이 회사의 판매 목표를 충족하기엔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두드러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에서 전기차 신차 한 대로 브랜드 전체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한 수입차 판매부문 관계자는 “볼보차의 경우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제품 업데이트가 늦다는 평”이라며 “출고 지연이 ‘인기의 척도’라는 여론도 있지만, 같은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면 물량 확보에도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볼보차의 글로벌 전체 생산 역량을 고려했을 때 국내 수입차 시장에 투입할 물량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볼보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약 71만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BMW 225만대(7.3%↑), 메르세데스-벤츠 200만대(0.3%↑), 테슬라 180만대(37.7% ↑) 등을 기록했다.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는 서비스센터와 PDI(출고전 점검) 센터 확충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를 개선하고 판매사(딜러사) 수익성을 강화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판매대수에 연연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소비자들께 드릴 수 있는 혜택을 늘려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