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NPL비율 지난해말보다 껑충
부동산PF 사업장 재분류 통한 건전성 관리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건전성 관리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태 영향이다. 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부동산PF 사업장 재분류를 통해 책임준공형 관리형(책준형) 신탁 상품의 우려감이 발생했고,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추가 충당금 적립에 나섰다.
31일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지주의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의 NPL(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8%로, 지난해말 대비 0.11%p(포인트) 증가했다. 같은기간 신한금융은 0.56%→0.68%를 기록했으며 ▲하나금융 0.50%→0.56% ▲우리금융 0.37%→0.56%로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4대 금융의 건전성 악화는 부동산PF 부실 여파이 때문이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금융사에 부동산 PF 사업장을 재평가하라고 했다. 재평가하면서 책준형 사업장 재분류 등으로 인한 부동산PF 리스크 우려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부동산 PF 사업이 준공기한을 넘기면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의무가 발생한다. 부동산신탁사가 기한 내에 준공을 완료하지 못하면 우발채무 등이 발생한다.
금융지주들은 부동산PF 리스크 관리를 통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부동산 PF에 대한 개별 사업성 평가 등을 통해 2714억원의 추가충당금을 적립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 PF와 관련해 약 8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KB금융은 800억원, 하나금융도 408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금융지주들은 이번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부동산PF 리스크 관리를 적극적으로 임해 충당금 적립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최철수 KB금융 최고리스크관리자(CRO)는 "가장 타격을 받는 게 부동산 신탁에서 갖고 있는 책준형 신탁 상품이다"라며 "2분기 책준형 상품 사업장을 비롯한 전 사업장을 하나하나 재점검하고 그에 따라 굉장히 보수적인 예상 손실을 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추가적으로 2분기에 적립한 충당금 규모는 800억원 정도다"라고 했다.
천상영 신한금융 최고재무관리자(CFO)도 "신한자산신탁의 경우 부동산 경기 악화가 책준형 신탁을 제공하고있는 부동산신탁회사까지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2분기 결산에서는 개별사업장에 대해 전체 전수조사를 하고 사업진척도, 개별위험도를 분석해 잠재위험이 되는 사업장까지 충당금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2분기 기준으로 1827억원을 추가로 적립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재신 하나금융 CRO는 "하나자산신탁은 자산신탁 업계 전체 책준형 신탁과 관련해 비슷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상대적으로 타사 대비 무난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며 "리스크가 향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자산신탁에서는 특별 TFT를 구성해 사업현장을 직접관리하고 있고 현재까지도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장근 우리금융 CRO는 "NPL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책준형 사업장 분류, 고금리 지속에 따른 연체 증가 등이 주요인이다"라며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와 관련해 1800억원 정도가 재분류됐고, 책준형 사업장 쪽도 440억 정도가 NPL 쪽으로 분류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