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심각한 적자 해결방안 마련에 집중
‘기후동행카드’ 이용율 높아…불편사항 개선 노력
[데일리한국 윤정희 기자] 2025년 서울시의 전체 예산은 48조원에 달한다. 그중 30% 정도인 15조원 가량을 심사하고, 적절한 예산 배분을 통해 감시와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제11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교통위원회의 수장을 맡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병윤 위원장(국민의힘, 동대문구1)은 그동안 교통 분야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서울시 교통환경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제4‧5‧6대 동대문구의회 의원을 역임했으며, 제6대에는 동대문구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냈다. 이후 서울시의회에 입성해 제11대 전반기 교통위원회 부위원장과 서울교통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 특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서울시 교통행정 전반에 깊게 관여해 왔다.
이 위원장은 “동료의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시민들께 신뢰받는 교통환경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시내버스 준공영제 공공성 강화, 서울교통공사 적자 완화, 지하철 혼잡도 개선, 장애인 이동성 개선 등 서울시의 산적한 교통 현안을 해결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언뜻 보기에도 180cm가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에 듬직한 그의 두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서울시민의 교통·생활 편의는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으로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둘 것인가.
“지난 2년 동안 교통위원회에 몸을 담아왔다. 그동안 진행하던 일을 이제는 위원장으로서 맡게 됐다. 역시 교통위원회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적자가 가장 심각한 문제다. 코레일 같은 철도는 국가 보조가 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보조가 없어서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매년 손실이 7000억원 정도이고, 이자만 2000억원씩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80만 어르신들이 현재 무료이용 중인데 점점 어르신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료이용 연령을 75세로 높이자는 논의가 노인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는 국가에서도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현재 부산지하철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대구의 경우엔 무료이용 연령을 높이는 조례를 개정한다고 들었다.”
▶서울시 대중교통에서 또다른 문제는?
“두 번째 문제는 요금이다. 지금 서울지하철 요금이 1400원 선에서 형성돼 있다. 유럽은 대중교통 요금이 4000원대다. 현행 요금으로는 근본적으로 적자를 면할 수 없다. 요금 인상을 오래 끌다 보니 지금 이렇게 됐지만, 기득권 때문에 요금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니 택시 기사를 구하기 힘들고 버스도 기사를 구할 수가 없다. 채권만 계속 발행하는 방식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고, 국가 지원 없이는 힘들다고 본다.”
▶서울시의 역점사업인 기후동행카드는 어떤가.
“기후동행카드는 전국의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려고 노력하는 성공적인 사업이라고 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적극 추진하면서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나서 잘 시행되고 있다. 기후동행카드가 도입되고 시민들이 당초 기대보다 훨씬 많이 이용하면서 여러가지 불편사항도 제기되고 있다. 잔액을 다 쓸 수 있어야 하지만 어떨 때는 다 못 쓰는 경우가 있다. 기후동행카드 사용잔액 환불을 원하는 고객은 사용 만료일 이전(사용기간 내) 신청자만 환불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은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외에도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업무들이 많을텐데.
“교통위원회의 내년 예산이 15조원 정도 된다. 서울시 내년 전체 예산의 30%가 교통위에 배정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중교통과 택시 이외에도 각종 시설공단을 교통위에서 관리한다. 공용주차장, 상가, 월드컵경기장, 장충체육관, 화장시설 등은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시설들이다. 이런 시설들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업무 자체가 시민 일상과 밀접하니 시민과의 소통이 필수이지 않나.
“운전 관련 민원도 많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을 완화해달라는 민원이 제법 있다. 학교 앞 시속 30km는 괜찮은데 주변에 위치한 큰 도로는 아이들이 안 다니는 밤 시간, 저녁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속도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민원이다. 학교 앞이나 인근 골목길은 엄격히 제한하는게 맞지만, 인접한 큰 도로까지 일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은 탄력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운전자들과 소통하다보면 이런 빈틈이 보인다.
따릉이, 전동킥보드와 관련해서도 민원이 많은데 장단점이 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위험성이 있고, 도로나 주차장 또는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기도 한다. 이용자가 늘다 보니 주차가 문제다. 아무 곳에나 방치를 하니 문제다. 이런 문제 탓에 프랑스에서는 아예 없애버렸다.“
▶교통위원장으로서 임기 중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이 있다면?
“교통요금이 올라야 한다. 고령층 대중교통 무료화 연령도 최소 70세로 올려야 한다. 서울시의회가 욕을 먹더라도 추진해야 할 사항이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이 자동차 중심 정책을 보조하는 개념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이용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부분에 노력을 집중하는지.
“제 지역구인 동대문구에는 전통시장이 많다. 무려 10개나 된다. 최근 디자인 혁신 시장으로 선정돼 서울시 최고의 시장으로 만드는데 예산이 100억원 집행됐다. 현재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또다른 아쉬움은 동대문구에 수인분당선이 있는데 선로가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50분 만에 한 번씩 운행되므로 교통수단으로서 제 역할을 못한다. 선로 증설을 위해 지금 조사를 하고 있고 일단 운행시간을 40분 간격으로 조정하기 위해 코레일과 상의하고 있다.“
▶동대문구의 인구상황은 어떤가.
“젊은 청년들이 많이 이탈하는 실정이다. 청량리부터 신설동 주변 오피스텔에는 젊은 1인 가구들이 많다. 이 청년들이 결혼을 안 하니까 출생률도 당연히 낮다. 제 가정에 자녀가 셋이지만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예산만 많이 들였지 실제로 젊은 사람들한테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부족했다고 본다. 결혼을 하더라도 월급 받아서 집세를 내면 먹고살기가 빠듯하다. 아무리 벌이가 좋아도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달에 200만원 적금넣기도 힘든데 10억, 20억원짜리 아파트가 가당키나 한가. 이처럼 삶이 빠듯하니 예전과 달리 외벌이로는 가정이 꾸려지지 않는다. 녹록지 않은 경제상황에 청년들이 결혼에 대한 의욕을 못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