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속기 없어 구조 단순…9~10월 시범 테스트 진행 예정”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 풍력 1세대 기업인 유니슨이 10MW 국산 풍력터빈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증속기 없이 직접 발전하는 방식이어서 개발을 완료하면 외국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박원서 유니슨 사장은 12일 “국산화에 나선 10MW 터빈이 기어리스 방식의 직접구동형 발전기”라고 밝혔다.
증속기는 풍력터빈에서 발생하는 힘을 2800배로 증속하는데 기어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기어에서 고장이 많이 발생해 애로가 되고 있다.
유니슨은 기어리스 방식으로 터빈의 축을 벽돌만한 영구자석 4700개의 다발에 직접 연결해 발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상에 설치되는 풍력터빈 특성상 기어박스가 없으면 유지보수 작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박 사장은 “10MW 기어리스 직접구동형 발전기는 증속기를 이용하지 않고 천천히 돌면 천천히 도는 대로, 빨리 돌면 빨리 도는 대로 영구자석에서 출력을 늘렸다 줄였다하는 방식으로 발전한다”며 “이 방식을 채택한 10MW 풍력터빈은 아직 거의 없기 때문에 유니슨이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도약한다”고 설명했다.
유니슨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들이 모여 만든 한국의 풍력터빈 1세대 제조기업이다. 한때 일본 도시바에 인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신재생에너지 투자 분야에서 이름이 높은 이창석 부대표가 있는 삼천리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아 국산 풍력터빈 생산에 경주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전 사장 출신인 조환익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유니슨은 4MW 플랫폼이라고 불리는 4.2~4.5MW 풍력터빈을 개발해 한국에 50여기 정도 보급했다. 한국 지형에 맞게 저풍속에서도 발전이 가능하다. 또 유니슨은 국내에서 풍력 유지보수 사업도 진행해 수주잔고가 1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이번에 개발할 풍력터빈의 설비용량이 작지 않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우선 10MW 풍력터빈을 1~2기라도 제작해 정상 가동 여부를 본 뒤 후속작을 생각하는 게 맞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지난 9일 유니슨과 10MW 풍력터빈 국산화 협약을 맺은 기업은 신라정밀, 우림피티에스, 휴먼컴퍼지트로 각각 베어링, 기어박스, 블레이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이 이미 각 분야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에 10MW 풍력터빈 국산화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게 박 사장의 견해다.
박 사장은 10MW 풍력터빈 국산화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자금 확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풍력터빈 1기 제작에 200억 원이 필요하고 실증까지 진행하면 500억 원이 든다”며 “올해 초 유니슨은 300억 원을 유상증자했는데 없는 살림에 10MW 풍력터빈 국산화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발전기 1대를 만들었고 추가로 1대를 더 제작해 9~10월 중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이어 “10MW 풍력터빈 국산화에 참여할 기업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