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895억원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 조정
"미국·유럽 성장 지속...내년 해외매출 23% 증가"

삼양식품 본사. 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 본사.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이 2분기 호실적 기록을 발표했음에도 발표 당일 주가가 3%가량 하락했다. 최근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꾸준히 급등한 삼양식품도 이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 연구원들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매출 증가 등이 예상돼 오히려 조정 시기에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분기 연결 매출은 4244억4349만원, 영업이익은 894억6772만원으로 영업이익 기대치(814억원)를 10%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또 전분기 영업이익 801억1971만원에 이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다.

이번 2분기 호실적은 해외 법인이 견인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올 2분기 중국 법인의 매출은 153% 증가한 950억원을, 미국 법인은 135% 증가한 977억원을, 유럽 법인도 같은 기간 87% 증가한 55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의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 14일, 전 거래일 대비 3.88% 하락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 가능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증권가 연구원들은 오히려 주가가 단기적인 조정에 들어섰을 때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판매가가 높은 해외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추가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먼저, 올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미국에서는 유통채널 입점 확대로 인한 추가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 2분기말 기준 삼양식품의 미국 주요 채널 입점률은 월마트 90% 초반, 코스트코 50% 후반이며, 최근 입점을 시작한 앨버슨 마트와 크로거의 입점률은 모두 20%대다. 이와 같이 채널 확대 여력이 있기 때문에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성비, 매운맛, 소비를 통한 즐거운 경험 추구 등 미국 Z세대들의 소비 성향과 일치하는 불닭볶음면의 제품 특성을 고려하면 미국 시장 내 수요는 지속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삼양식품은 올 하반기 중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한 유럽 법인이 영업 개시한다. 유럽 현지 판매법인이 설립되면 시장 침투율이 더욱 상승해 유럽 매출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내년 5월 삼양식품의 밀양 제2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어 유럽과 미국의 수요 급증을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지우 LS증권 연구원은 "현재 불닭볶음면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내년 완공될 생산량 증설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5월 밀양 제2공장 완공 시 생산량은 17억6000만식에서 24억3000만식으로 38% 증가할 예정으로 밀양1공장 가동률보다 빠르게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량 증설로 해외 매출은 올해 대비 내년에는 23%, 2026년에는 29%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증권사 연구원들은 대부분 이번 실적 발표에도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여전히 83만원을, LS증권도 80만원을 유지했으며 목표주가가 가장 낮은 교보증권도 71만원을 그대로 제시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만 유일하게 목표주가를 76만원에서 72만원으로 하향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종업계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한 것이다"라며 "해외 모멘텀 확대 구간의 초입으로 높은 성장성이 한동안 지속된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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