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별도행사 없이 업무에 집중
에너지 신산업 추진 성과…전력망 확충 ‘매진’

한전은 김동철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0일 별다른 기념행사를 치르지 않았다. 대신 김 사장이 취임식 때 약속한 전력망 확충, 에너지신산업, 제2원전 건설 등의 부문에서 1년만에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전은 김동철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0일 별다른 기념행사를 치르지 않았다. 대신 김 사장이 취임식 때 약속한 전력망 확충, 에너지신산업, 제2원전 건설 등의 부문에서 1년만에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작년 9월 20일 취임한 김 사장은 1주년을 맞아 자료 배포나 기념행사 없이 조용히 보냈다. 하지만 지난 1년 간 전력망, 원전, 에너지 신산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한전에 따르면 김 사장은 1년 전 취임식 때 △전력망 확충 사업 매진 △에너지 신산업과 신기술 생태계 주도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제2 원전 수출 등을 수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김 사장은 △그린수소 생산 기술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 △에너지저장 기술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사업을 한전이 주도하고, 대형터빈 전용 설치선, 배후 항만 공동접속설비 등 단지 개발에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면 김 사장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에너지 신산업과 기술 생태계의 경우 이미 '우수' 평가를 받고 있다. 전력망 확충사업이나 제2원전,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원활히 진행된 건 아니지만, 김 사장이 초석을 놓은 건 부정할 수 없다.

전력망 확충 사업의 경우 정치인 출신인 김 사장이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분이다. 취임 직후 첫 행보로 동해안~수도권 전력망 점검 순행을 택한 김 사장은 지난 8월 28일 하남시의 하남변전소 증설 불허에 정면대응하는 모습에서 전력망 확충에 진심을 드러냈다.

당시 김 사장은 산업부 기자단과의 회견을 가지며 무려 17쪽 분량의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전자파 논쟁의 역사부터 현황까지, 산업통상자원부의 정책을 상세하게 게재했다. 이 자료를 통해 산업부는 전자파 기준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한전 김동철 사장은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6월14일 목발을 짚고 국민의힘 에너지특위에 출석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전 김동철 사장은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6월14일 목발을 짚고 국민의힘 에너지특위에 출석해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또 김 사장은 지난 6월 14일 국회에서 개최된 전력망 확충을 위한 국민의힘 에너지특위에서 ‘목발 투혼’을 발휘했다. 직전 인도네시아 출장을 다녀오고 쉬지 못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김 사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에 출석해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논의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표 회담에서 핵심의제로 선택됐고 입법 과정 중에 있다.

전력망 기술 개발도 김 사장의 빼놓을 수 없는 치적이다. 

김 사장은 GE와 함께 북당진~고덕 구간에 전류형 HVDC를 준공하고 효성중공업 등과 전압형 HVDC를 개발해 양주변전소에 설치했다.  

HVDC가 동해안의 신한울 1,2호기~신가평 구간과 전남~수도권을 연결하는 에너지고속도로의 핵심시설이지만 ABB, 지멘스, GE 등이 독점하고 있는 기술이어서 한전은 애로를 겪었다.

이번에  한전이 국내 기술로 HVDC를 확보해 전력망 확충 사업은 기술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양주변전소의 HVDC 변환소. 한전은 효성중공업 등과 전압형 HVDC를 개발해 양주변전소에 설치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양주변전소의 HVDC 변환소. 한전은 효성중공업 등과 전압형 HVDC를 개발해 양주변전소에 설치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김 사장은 제2 원전 수출을 위해서도 착실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 한전은 바라카 4호기를 지난 3월 UAE의 송전망에 연결하고 9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바라카 1~4호기 모두 정상적으로 가동하며 UAE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바라카 원전은 연간 40TWh의 전기를 생산해 UAE 전력수요의 25%를 담당하고 있다.

한전은 2017년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사업성이 부족해 본 계약을 추진하지 않았다. 경제성 없는 사업을 할 수 없어서 본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다. 이번 바라카 원전의 성공으로 제2 원전 사업 수주 노력에 힘을 받게 됐다.

에너지 신산업과 에너지효율 향상 노력은 김동철 사장 취임 이후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는 부문이다.

한전은 10일 산업부 분산에너지과, 육군 군수참모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공동으로 軍마이크로그리드 표준모델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미 2010년을 전후로 계통연계형과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어 이번 기회에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상업운전하기 시작한 UAE 바라카 원전 4호기. 한전은 바라카원전 1~4호기 모두 상업운전하는데 성공해 UAE 전력수요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전이 상업운전하기 시작한 UAE 바라카 원전 4호기. 한전은 바라카원전 1~4호기 모두 상업운전하는데 성공해 UAE 전력수요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전은 에너지 신산업의 핵심인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꺼져가던 불씨도 살렸다.

지난달 26일 경남 밀양시 154㎸ 부북변전소에 아시아 최대규모인 계통안정화용 ESS를 준공했다. 8300억 원을 투입해 전력변환장치(PSC) 978MW, 배터리 889MWh 설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최대 1GW에 달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제약을 완화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ESS는 그간 각종 화재사고로 인해 시장은 물론 정책적으로 퇴출되는 분위기였다. 한때 최고 5.0까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받았지만 잦은 화재로 충전용량의 90% 밖에 충전할 수 없다. 그렇다보니 시장에서도 외면받았는데 한전이 설비를 대규모로 설치해 ESS 제조사업자들의 숨통을 터줬다.

한전은 발전자회사의 석탄발전에 수소와 암모니아 혼소를 추진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수소·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고 열량은 기존 석탄과 유사해 석탄발전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한전은 발전자회사를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꾸준히 확충하면서 석탄발전 혼소를 추진해 2050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한전은 부북변전소에 국내 최대 ESS를 설치했다.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전은 부북변전소에 국내 최대 ESS를 설치했다. 사진=한국전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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