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청사진 제시...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제공=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제공=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배터리 산업을 넘어 에너지 순환 생태계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연구원 출신으로서 탄탄한 기술적 배경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배터리 관련 소프트웨어(BMS)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전략이다.

김 사장는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에 입사해 R&D·생산·사업부장 등 다양한 직무를 거치며 배터리 사업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2014년 모바일전지 개발센터장을 시작으로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 2020년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1년 만에 LG에너지솔루션의 CEO로 임명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배터리 의존도 낮추기…포트폴리오 다각화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창사 첫 비전 설명회에서 오는 2028년까지 지난해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단 포부를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ESS, 선박·로봇용 배터리, BMS 등 다양한 적용처(애플리케이션)에 배터리를 적용함으로써 전기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외길을 탈피하고 사업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모색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사장은 ESS 시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는 "ESS 배터리 시장은 신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폭발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지난해 2조2000억원이었던 ESS사업 매출을 2028년까지 5배로 확대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기존보다 성장 목표를 훨씬 높게 설정한 것으로, ESS 사업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김동명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제공=LG에너지솔루션
지난 7일 김동명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제공=LG에너지솔루션

이를 위해 북미 ESS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김 사장은 최근 영국 에너지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2028년까지 ESS 설치 대수에서 중국을 앞지를 것"이라며 "북미 시장에서 현지 생산 역량을 최적화해 ESS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에너지 전시회에서 컨테이너형 ESS 모듈 제품을 공개했으며, 향후 미국 애리조나주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재개할 계획이다. 또한 북미 지역에서 최근 1조4000억원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따내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BMS 사업을 통해 배터리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비.어라운드(B.around)'라는 배터리 관리 솔루션 브랜드를 론칭하며, 완성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관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박차…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CEO 직속으로 미래기술센터를 신설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 양산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전고체 전지 기술 확보를 위한 파일럿 라인 구축을 즉각 지시하는 등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개최한 국내 최대 2차전지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파우치형 배터리 셀투팩(CTP)과 미드니켈 조성을 적용한 소형 파우치 셀 등을 공개했다. 9월에는 전세계 최대 상용차 전시회 'IAA 2024'에서 전세계 최초로 '파우치형 고전압 미드니켈 셀투팩'을 공개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셀투팩(CTP) 이미지. 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셀투팩(CTP) 이미지. 출처=LG에너지솔루션

또한 하반기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46파이(지름 46㎜) 시리즈도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7월 르노와 39GWh 규모의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중국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유럽 LFP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는 등 프리미엄부터 중저가까지 아우르는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김 사장은 "배터리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순환을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사업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어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이끄는 LG에너지솔루션이 ESS, BMS 등으로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술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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