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이 중 원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
국제학술지 Nature Chemistry에 게재, 차세대 양자소자 개발에 기여
[전남=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봉채영 기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KENTECH, 총장직무대행 박진호)는 오상호 교수 연구팀이 3성분계 고체 물질의 상전이 과정을 원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신 물질의 개발은 일반적으로 원소들의 새로운 조합, 또는 특별한 제조 공정을 거쳐 이루어지지만, 기존 재료의 상전이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일 예로, 탄소 원자로 구성된 흑연과 다이아몬드를 생각해보자.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동일한 탄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원자들이 어떻게 배열되느냐에 따라 그 성질이 매우 다르다. 그렇다면, 흑연이 다이몬드로 상전이되는 과정에서, 원자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이러한 원자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을까? 이러한 실시간 관찰이 가능하다면 원자 수준에서 상전이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주기율표 상에 Ti(티타늄), V(바나듐), Mn(망간), 철(Fe), Co(코발트), Ni(니켈) 등의 전이금속 원소는 산소와 3차원 결합을 선호한다. 산소 6개와 결합을 통해 3차원 팔면체 구조(octahedral structure), 산소 4개와 결합을 통해 3차원 사면체 구조(tetrahedral structure)를 형성한다.
이에 비해 2차원 평면 구조 (planar structure)는 3차원 구조보다 불안정한 것으로 보고돼 왔다. 그럼에도 2차원 형태의 층상형 전이금속 산화물은 고온 초전도 발현의 근간으로 알려져 왔고, 나아가 2차원 층상 구조에 기인하는 전이금속 내 강한 자기 이방성(magnetic anisotropy)은 기존 산화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새로운 양자 특성들을 발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에너지적으로 불안정한 2차원 층상형 전이 금속 산화물 형성 기작, 특히 3차원 물질에서 2차원 물질로의 상전이 메커니즘 규명은 층상 산화물에 기반한 새로운 양자물질 및 양자소자 개발에 핵심적인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KENTECH 오상호 교수, Yaolong Xing 박사 연구팀은 경북대 강경태 교수, 성균관대 최우석 교수, 부산대 이재광 교수 연구팀과 협력 연구를 통해 3성분계 고체 물질의 상전이 과정을 원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고온에서 원자들의 재배열에 의한 상전이를 실시간 관찰함으로써 최근 새롭게 발견된 양자물질인 층상형 전이금속 산화물의 형성 메커니즘을 원자수준에서 규명해낸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성균관대, 경북대 연구팀은 3차원 형태의 고품질 SrFeO2.5 에피 박막을 구현했고, KENTECH 연구팀은 3차원 SrFeO2.5에서 2차원 형태의 층상 구조 SrFeO2로의 변화를 전자현미경으로 실시간 이미징하였으며, 부산대 연구팀은 산소 원자들의 재배열과 원자 수준의 에너지 계산을 통해 2차원 형태의 층상 구조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지 규명했다.
연구팀은 3차원 팔면체, 사면체 구조 내 꼭지점의 위와 아래 부분에 위치한 산소(apical oxygen)들이 평면에 위치한 산소(equatorial oxygen)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본래 위치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밝혔고, 이들이 다른 층 전이금속의 평면층으로 이동해 재배열을 통해 2차원 층상 구조가 형성됨을 관찰했다. 이러한 산소원자들의 다른 층으로의 이동과 평면층에서의 재배열이 순차적으로 반복되며 2차원 층상구조로 변화하는 것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했다.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원자들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공용장비센터에 설치된 초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용했다.
오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이금속 Fe(철) 기반 층상 산화물 형성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으로, 향후 Ti(티타늄), V(바나듐), Mn(망간), Co(코발트), Ni(니켈) 등 다른 전이금속 기반 층상 산화물 구현의 길을 제시했다. 이는 2차원 층상 산화물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양자소자 개발 개발에 핵심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에는 KENTECH Yaolong Xing 박사와 부산대 김인환 학생, 경북대 강경태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한국에너지공대 오상호 교수, 성균관대 최우석 교수, 부산대 이재광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영국에서 설립된 Nature-Springer 사의 국제학술지 Nature Chemistry에 온라인으로 지난 8월 27일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 중견연구자사업 및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