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객 니즈 맞춤 전략으로 실적 개선
소송·부지급률 등 각종 과제 개선이 키포인트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KB손해보험이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해 손해율을 큰 폭으로 개선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역시 고객 니즈 맞춤 전략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본욱호의 주요 과제인 손해보험사 '빅3' 진입도 눈앞에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치성장률 1위'를 핵심 사업으로 전개하는 구본욱 사장의 경영 철학이 빛을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급증하고 있는 소송 건수와 자동차보험금 부지급률 1위라는 오명은 개선해야 할 숙제라고 지적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 4월부터 고객 중심 가치 정립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통해 KB손해보험은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고객 중심 업무처리가 뿌리내리고 정착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노력 중이다.
이러한 KB손해보험의 프로젝트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올 상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당기순이익(5720억원)을 달성했다. 보험영업이익 역시 6882억원으로 전년 동기(5291억원) 대비 30.1% 증가했으며 미래수익원으로 인식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도 9조85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이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로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CSM 증가로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가치경영'이 실적 개선 이끌어
업계에선 이러한 KB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에 대해 구본욱 사장의 가치경영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취임 당시 '가치성장률 1위 도전'을 목표로 핵심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던 구 사장은 '고객 최우선'과 '본업 핵심 경쟁력 강화'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제시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전 비즈(Biz) 영역에서 선도적인 신상품을 출시하며 고객의 가입을 늘린 것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구 사장은 고객 서비스 및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부서의 효율화를 위해 대면·비대면 고객 접점 부서를 통합·재편하고 본업 핵심 경쟁력도 높이기 위한 상품별 손익·마케팅 지원조직 역시 확대·재편했다. 이러한 변화는 장기보험 분야에서 장기인보험 매출 확대와 손해율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일조했고 주요 보험 품목인 자동차보험도 2024년 9월 브랜드 평판 기준 1위를 차지하면서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KB손해보험은 '고객 소통 및 디지털 역량 내재화 관점의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KB손해보험은 임직원들의 디지털 신기술 경험 확대와 영업 현장 업무 지원을 위해 인공지능(AI) 휴먼 솔루션을 업무에 도입했다.
◇ 소송·부지급률 상승은 해결 과제
구 사장의 경영 성과와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KB손해보험은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손해보험 시장 빅3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에 밀려 '빅3'에서 멀어졌던 KB손해보험은 헬스케어·펫 보험 등 신사업을 추진해 업계 상위권 진입에 힘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KB손보는 지속 성장을 위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내재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룹의 ESG 전략에 조응해 탄소 배출량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한 'KB 넷제로 스타'와 ESG 금융 확대 전략인 'KB 그린 웨이브 2030'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소·중견기업 대상 ESG 확대를 지원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ESG 활동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동반성장 할 수 있는 ESG 생태계 구축에 노력 중이다.
다만 급격히 증가한 KB손보 관련 소송 건수와 자동차보험금 부지급률은 KB손보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047건인 보험업계 전체 소송 건수는 지난해 5366건으로 5년 새 약 32% 증가했는데 KB손보의 경우 소송 건수가 2배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금 부지급률 역시 지난 2019년 하반기 1위에 오른 이후 '1위'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도 0.57%의 부지급률을 기록한 KB손보는 코로나19로 통행량이 줄면서 사고 건수가 줄었을 당시에도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 관련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소송과 부지급률이 상승하는 건 개선해야 될 부분이다"라며 "하반기 구 사장의 리더십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