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집중호우로 생육 부진, 작황 타격
정부 "예산 투입해 최대 50% 할인 구입 지원”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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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서울 동대문구 대형마트에서 만난 정모(60)씨는 “배추 한포기에 9000원이라고 하니, 김장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돼요. 배추 뿐 아니라 무, 고춧가루 등 재료비까지 생각하면 김장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배추와 무 등 가격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추석까지 이어진 폭염에 폭우 등 기상악화까지 겹치며 작황이 부진해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배추무 등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대형마트는 김장 재료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김장 물가 방어'에 나섰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일 기준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포기 당 평균 876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5103원)과 비교하면 71.6% 비싸고 평년(4912원)보다 78.3% 높다.

이렇다 보니 배추는 ‘금(金)배추’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김장 비용이 평년보다 두 배 더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형마트 3사는 절임배추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김장 재료 할인판매 행사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25~31일까지 일반 절임배추와 베타후레쉬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받는다. 일반 절임배추는 이마트 전점 4만 박스 한정, 베타후레쉬 절임배추는 전점 3만 박스 한정으로 총 7만 박스를 예약 판매한다.

배추 가격은 올랐지만 소비자 부담은 지난해보다 한층 낮췄다. 일반 절임배추(20kg)는 매장 픽업 기준으로 1박스 당 행사카드 전액 결제 시 2만9800원에 한정으로 판매한다. 매장 픽업 시 이마트앱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한 e머니 3000점을 적립해 최종 혜택가는 2만6800원이다. 

베타후레쉬 절임배추(20kg)도 동일한 조건인 매장 픽업으로 행사카드 전액 결제 시 행사가 3만9800원에 e머니 3000점을 적립해 최종 혜택가가 3만6800원이다. 지난해 이마트 최저가와 동일하다.

홈플러스는 지난 9일부터 해남 절임배추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총 3차에 걸쳐 행사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절임배추’ 물량을 전년비 약 70% 가량 늘렸다. 매장 픽업과 택배 배송 시 ‘해남 절임배추(20kg)’는 각각 3만9900원, 4만4900원에, ‘해남 절임배추(10kg)’는 2만1900원, 2만6900원에 판매한다.

앞서 23일까지 진행한 1차 사전 예약 행사에서 전점 한정 수량으로 들여온 절임배추가 완판되기도 했다. 사전 예약 첫주차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80%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1~6일까지 해남 절임배추(20kg) 3만 박스를 사전 예약으로 회원가 기준 최저 2만9900원 특가로 판매한 결과 완판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오는 30일까지 해남, 평창 절임배추를 싸게 판다. 해남 절임배추(20㎏)는 박스당 4만9900원에, 평창 절임배추(20㎏)는 6만4900원에 선보인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정부도 고공행진하는 김장철 물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자 예년보다 10일 이상 빠르게 ‘2024년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일 국회에서 열린 '김장재료 수급 안정 방안 민당정 협의회'에서 “김장채소 가격을 최대 40%까지 할인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배추 계약재배 물량을 전년 대비 10% 늘려 2만 4000t(톤)을 공급하겠다"며 "고춧가루, 마늘, 양파 등 양념 채소는 정부 비축 물량 2000t을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날 민당정협의회에 참석해 김장에 쓰이는 천일염의 안정적 공급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유통업계와 함께 새우젓, 멸치액젓, 굴 등 소비자 수요가 높은 품목을 최대 50% 할인행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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