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 빛나는 클라라의 ‘3개의 로망스’
협주곡 성격 강한 브람스 소나타 3번 연주
​​​​​​​작년 이어 피아니스트 이선영과 환상 호흡

바이올리니스트 강유리가 오는 11월 16일 거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강유리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강유리가 오는 11월 16일 거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강유리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강유리의 리사이틀 포스터는 가을빛이 가득하다. 갈색 나뭇잎이 땅을 도톰하게 뒤덮고 있다. 곧 잎을 떨어뜨릴 듯한 나무도 좌우로 줄지어 서있다. 곧게 뻗은 가을 숲길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저 길 끝엔 밤낮으로 나를 기다려준 그 사람이 있을 것만 같다.

강유리가 오는 16일(토) 오후 4시 거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피아니스트 이선영과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독주회에서도 환상 케미를 뽐냈다.

포스터 그림에 딱 들어맞은 가을을 닮은 작곡가를 선택했다. 로베르트 슈만(1810~1856)과 클라라 슈만(1819~1896), 그리고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는 한 묶음으로 움직이는 작곡가들이다. 두 사람은 부부(로베르트·클라라)였고, 두 사람은 선후배 겸 사제지간(로베르트·요하네스)이었고, 두 사람은 애틋한 관계(클라라·요하네스)였다. 11월 시즌에 어울리는 세 작곡가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유리가 오는 11월 16일 거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강유리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강유리가 오는 11월 16일 거암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강유리 제공

먼저 클라라 슈만의 ‘3개의 로망스(Op.22)’를 들려준다. 남편 로베르트가 아내 클라라게 헌정한 ‘오보에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에 화답해 만든 곡이다. 엔드리스 러브송이라고 제목을 달아도 충분할 만큼 서정미가 빛을 발한다.

이어 로베르트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a단조(Op.105)’를 연주한다. 이 소나타를 작곡할 때는 이미 로베르트의 정신이상증세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자세히 들어보면 그의 불안정한 감정 상태를 포착할 수 있다.

요하네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d단조(Op.108)’는 스케일이 크다. 협주곡적 성격이 강하며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유일하게 4악장 구성이다. 클라라는 이 작품의 초고를 받아본 뒤 흥분된 어조로 “당신은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선물해 주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만년에 접어들기 시작한 브람스의 음악적 자신감과 극적인 활력이 불꽃처럼 피어난다. 강유리는 기분 좋은 보너스곡 개념으로 ‘헝가리 무곡 4번·6번’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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