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흩날리는 금남로 35년만에 카퍼레이드
KIA 타이거즈 V12 쾌거…“니 땜시 살어야” 금남로서 축하행사
[광주=데일리한국 봉채영 기자] KIA 타이거즈는 1983년 해태 타이거즈로 창단된 이후 80~90년대 광주의 아픔을 달랬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광주시민들에게 찐한 위로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프로야구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하는 카퍼레이드가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 광주 금남로에서 30일 펼쳐졌다.
이날 금남로는 KIA 타이거즈를 사랑하는 광주시민들과 팬들로 가득 찼다. ‘니 땜시 살어야’ 유행어가 만들어질 만큼 올 한 해 야구와 함께 울고 웃었던 많은 이들은 KIA 타이거즈의 승리를 자축하며, 최선을 다한 감독과 선수들에게 열띤 환호로 화답했다.
특히 이번 카퍼레이드는 4연패를 달성했던 1989년 이후 35년 만에 금남로에서 다시 열린 뜻깊은 자리였다.
광주시와 KIA 타이거즈는 30일 오후 금남로 일대에서 ‘V12’ 우승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를 열었다. 카퍼레이드는 금남로5가역에서 출발해 금남로공원, 전일빌딩245, 5·18민주광장까지 1.2㎞ 구간에서 20여분간 진행됐다.
KIA 타이거즈에서는 최준영 대표이사,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을 비롯해 곽도규·김규성·김기훈·김대유·김도영·김도현·김선빈·김태군·나성범·박정우·박찬호·변우혁·양현종·윤영철·이우성·이준영·이창진·전상현·정해영·최원준·최형우·한승택·한준수·황동하 선수가 참석했다.
‘광주의 힘’을 보여준 선수들을 축하하기 위해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안도걸·양부남·전진숙 국회의원, 조석호·명진·채은지·홍기월 광주시의원, 임택 동구청장, 나훈 광주시야구협회장, 광주충장중과 학강초 야구단, E.T야구단, 시민 등 약 1만여명이 함께 했다.
선수단은 사면이 개방된 2층 버스에 올라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기정 시장과 시민들은 퍼레이드 차량 주변에서 도보 행진하며 축하했다.
카퍼레이드를 마친 뒤에는 5·18민주광장에서 기념식이 진행됐다. 강기정 시장은 KIA 타이거즈에 감사패를 수여하고 시민들의 삶에 기쁨과 활력을 더해준 KIA 타이거즈에 고마움을 전했다.
광주시는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만큼 행사 전부터 경찰청·동구청, 시 안전보안관 등과 협력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울였다. 퍼레이드 구간 도로 통제, 카퍼레이드 행렬 앞뒤 경찰차 배치 등 촘촘한 현장 관리로 사고 없이 안전한 행사를 치뤘다. 제31보병사단 군악대, 우리문화예술원 풍물패 등과 함께 행진하면서 행사 열기를 더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선수들하고 팬들이 카퍼레이드에 안 나와주시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정말 KIA 타이거즈 팬들 최고다”며 “팬들 덕분에 올 시즌 우승했다. 내년에도 최선을 다해서 이 자리에 서겠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등 광주에 기쁜 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은 ‘광주의 힘’이다”며 “선수 개인의 영광을 넘어 광주의 전반적인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활력을 더했다. 내년에도 광주시민들과 함께 뜨겁게 응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