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에 신호준 것일수도…남북관계 큰 영향은 어려울듯"

(서울=연합뉴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21일 개성공단 방문이 남북관계 호전의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남북은 올해 들어 이산가족 상봉과 고위급 접촉을 통해 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했다. 하지만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발한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4차 핵실험 위협 카드까지 꺼내면서 남북관계는 급랭했다.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제안도 흡수통일 구상이라고 비난하면서 막말 수준의 대남 비방에 열을 올려 왔다.

이런 시점에서 북한이 화해·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우리측 종교 지도자의 방북을 수용한 것이 눈길을 끈다. 염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은 지난해 말에도 추진됐으나 당시 북한은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북 허용은 더욱 주목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북한도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신호를 남측에 준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최근 대남 위협 수위를 크게 높인 상황이고 4차 핵실험 카드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에서 염 추기경의 방북이 단기간에 남북관계 흐름을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염 추기경의 개성 방문은 기본적으로는 좋은 쪽으로 봐야겠지만 지금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길게 보면 북한이 8월 중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황은 한국에서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미사를 집전하는 등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교황 방한에 맞춰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광복절에는 박 대통령의 새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교황 방한을 전후한 시점이 남북관계 흐름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방한을 계기로 개성 등 북한 지역까지 함께 방문한다면 남북관계에 끼칠 영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천주교측은 염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이 교황의 방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부인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과 관련해 천주교측에 따르면 교황 방북 사전 답사 차원의 방북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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