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어느 정도 영향 미칠 것" vs 여권 후보 "영향 없다"

(창원·김해=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지역 6·4지방선거에서 이번에도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이 불까.

이에 대한 전망은 선거를 눈앞에 둔 지역 여야 후보 간에 엇갈렸다.

야권 후보들은 노풍이 어느 정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노풍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 추도식 행사를 전후로 위력을 발휘, 김해와 창원 등지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이다.

추도식은 오는 23일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추도식에는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친노 진영 정치인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봉하마을 지킴이'에서 경남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지사 후보는 노풍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추도식을 선거와 관련짓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노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이란 가치와 철학은 지금의 시대적 상황에서 국민으로부터 재조명 받고 있다"고 말해 노풍 영향이 없지 않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도지사 후보 측은 세월호 침몰 사고을 놓고 박근혜 정부를 향해 무책임과 무능을 성토하는 국민적 분위기 속에 노풍이 어느 정도 선거에 영향을 주겠지만 파급력이 크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현재단 경남위원회 운영위원이면서 현 도의원인 명희진 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 후보는 "2010년 6·2지방선거 때처럼 강풍이 불지는 않겠으나 상당히 영향을 줄 것이며. 득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물이 면면히 흐르듯 은근히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그의 견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형수 김해시의원은 "올해 초 영화 '변호인'의 흥행이나 노 전 대통령 5주기 추도식을 고려하면 노풍이 불 것으로 본다"며 "그 바람이 어느 정도 표심에 반영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새누리당 후보들은 노풍이 선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홍준표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 측은 "노풍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도민만을 보고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지역 도의원에 출마한 새누리당 한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5년이나 지났고, 김해 정서도 이전과는 많이 다르다"며 "이번 선거는 노풍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도의원 후보도 "세월호 침몰 사고라는 국민적 관심사와 큰 현안이 있어 노풍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듬해인 2010년에 치러진 6·2지방선거에서는 강한 노풍에 힘입어 야권 후보자들이 경남에서 대거 승리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리틀 노무현'으로 불린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80만7천698표를 획득, 한나라당 후보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70만697표)을 제치고 도지사에 당선된 바 있다.

당시 김해시장 선거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인 김맹곤 현 시장(6만5천853표)이 박정수 한나라당 후보(5만7천17표)를 눌렀다.

또 민주통합당 소속 후보 3명이 도의원에 당선됐고 김해시의원에도 같은 당 소속 후보 5명이 각각 진출하기도 했다.

여야 후보들 간 엇갈린 전망 속에 노풍이 이번 지방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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