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항거 주체를 억압 객체로 보는 시각에 문제” 주장
文 “소중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몬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
문 의원은 지난 15일 트위터에서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입니다"라고 언급한 데 이어 18일 다시 트위터에 "죽지 않아도 될 소중한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몬 점에서 광주의 국가와 세월호의 국가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를런지요? 근원적인 반성의 결여. 광주 34주년을 맞는 회한"이라는 글을 올렸다.
문 의원은 이날 광주 방문 후 충북 청주에서 열린 이시종 충북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는데, 인사말을 하며 다시 세월호 참사와 광주민주화운동을 연결했다. 그는 "5·18은 국가 공권력이 무고한 광주시민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라며 "세월호 참사도 국가의 무능, 무책임으로 죽지 않아도 될 많은 귀한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이후 우리가 제대로 반성했다면, 민주주의와 원칙, 기본을 바로 세웠다면, 반칙과 특권이 자리잡지 못하게 했다면 세월호 참사가 있었겠는가"라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반성해야 한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문 의원은 정권심판론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의 억울한 영혼들은 대한민국이 사람과 생명, 안전이 먼저인 나라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엄중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배가 침몰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그 많은 아이들을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하고 시신조차 다 찾지 못하는 박근혜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제대로 심판하는 게 그 시작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오래된 적폐, '관피아'의 부패를 말하지만, 이를 누가 만들었느냐. 군사정권부터 시작해 역대 새누리당정권이 관피아의 부패구조와 결탁, 이권을 나눠먹은 것 아니냐"며 "이런 새누리당정권을 이번에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면 어영부영 과거로 되돌아가는 행태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다.
그는 "그렇게 해서 또다시 돈이 전부이고 생명과 안전이 뒷전인 나라로 되돌아간다면 세월호 아이들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라며 "우리의 분노와 슬픔을 참여와 심판의 에너지로 바꿔 투표장으로 가달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트위터글에 대해 새누리당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권의 정치지도자임에도 마치 자신은 현 상황과 아무 상관없다는 듯 제3자의 입장에서 국가를 흔들고 정부에 대한 비판세력을 규합하려는 등 지극히 정쟁유발적인 발언을 계속하는 문 의원의 무책임 발언에 실망한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이제라도 문 의원은 세월호사고로 인한 아픔과 슬픔을 극복하는데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의원의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와 광주민주화운동을 잇따라 연결하는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를 재난 피해자로 보는 게 타당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헌정질서 파괴세력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다 희생당한 분들을 재난사고를 당한 피해자로 인식하는 천박함이 놀랍다. 이런 사람들이 야권 중심에 있으니 답이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은 "세월호 참사를 5·18에 비유하는 문재인류 정치인들의 인식이 왜 문제냐 하면, 불의에 항거하다 처참하게 살해당한 시민들을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 일방적으로 희생당한 피해자'로, 즉 항거의 주체가 아닌 억압의 객체로 본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