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경기에 앞서 전광판을 통해 중계되고 있는 오승환과 이대호의 맞대결.
[대구=조형래 기자]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삼성의 경기시작을 20분 앞둔 오후 4시 40분경. 대구구장 전광판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승환이었다.

같은 시각 오승환의 한신 타이거즈는 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한국 야구 팬들은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결국 이날 오승환과 이대호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한신이 4-3으로 앞선 9회말 오승환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소프트뱅크의 타선은 3번 하세가와 유야부터 시작됐다. 오승환은 이날 4번 타자겸 1루수로 출전한 이대호와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선두타자 하세가와를 우전안타로 내보냈다. 그리고 무사 1루에서 오승환과 이대호는 만났다. 한국에서 상대 기록은 25타수 8안타(0.320)으로 이대호가 오승환을 상대로 우위를 보였다.

오승환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2구와 3구 모두 볼을 던지며 2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다. 오승환은 4구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커터를 구사했다. 하지만 공이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갔고 이대호는 이를 놓치지 않고 좌전안타로 연결, 무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 경기 세번째 타석만에 나온 이대호의 첫 안타였다. 한국 무대에서의 우위가 일본 무대에서도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이대호에 안타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들을 땅볼과 뜬공 2개로 처리하며 한신의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오승환은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대구구장 전광판에서 '오승환vs이대호' 맞대결을 중계했던 이유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두 선수의 맞대결을 알고 있던 관중들의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대구구장을 찾은 팬들은 흥미로운 광경을 지켜볼 수 있었고,두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 모두 웃을 수 있는 맞대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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