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이수진, 비명계 지역구 출마 선언하며 비명계 ‘비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광명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캡처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광명을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캡처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임을 자처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를 향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 간 대립 구도가 부각되면서 당내에선 경선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친명계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당 비명계 양기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도 광명을 출마를 선언했다. 양이 의원은 이날 자신이 친명계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비명계 심판을 촉구하며 ‘친명 대 비명’ 간 대립 구도를 부각시켰다.

양이 의원은 이날 양 의원이 비명계라는 점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양이 의원은 양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조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며 “당 대표가 검찰독재에 난도질 당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왜 가결표를 던졌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 의원을 겨냥해 “당 대표를 인정하지 않은 정치인들은 민주당원들이 심판해 주실 것”이라며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이 대표와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저는 이 대표와 함께 윤석열 정권의 퇴행을 제거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중원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2.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남시 중원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2. 사진=연합뉴스

친명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도 전날(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명계 윤영찬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성남 중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출마를 준비해 온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에 불출마한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지역을 바꿔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수진 의원도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윤 의원이 비명계라는 점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수진 의원은 윤 의원을 향해 “지금 성남 중원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진짜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저 이수진의 손을 잡아 달라. 여러분과 함께 민주당과 이재명의 꿈을 지키겠다. 이재명과 함께, 이수진은 한다”며 자신이 친명계임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당초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일원이었지만, 다른 원칙과상식 의원들과는 달리 탈당하지 않고 민주당에 남았다.

그밖에도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김의겸 의원(비례대표)이 비명계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시에, 친명계 이동주 의원(비례대표)이 비명계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구을에 도전하고 있다. 친명계 김병주 의원(비례대표)은 계파색이 옅은 김한정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시을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민주당 내에선 경선 경쟁이 친명‧비명 간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발전적 경쟁’을 당부하고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총선에 나가시는 모든 후보자들이 당의 자랑스러운 후보자로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세심한 관리를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불필요한 인신공격이나 비방보다는 공정하고 보다 발전적인 경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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