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선제적 충당금 적립, 비이자이익 급증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 ROA·ROE↓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전년 대비 모두 감소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하나금융이 지난해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을 대폭 늘리면서 당기순이익 3조원을 넘으며 선방했다. 다만 악화되고 있는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개선은 숙제로 남아있다.  

31일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이 3조4516억원이라고 31일 밝혔다.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3.3%(1190억원) 감소했다.

◇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 적립, 비이자이익 급증

지난해 하나금융의 순이익이 감소한 원인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컸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누적 3709억원의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다. 같은 기간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6조4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고, 충당금 등 전입액은 1조7148억원으로 전년보다 41.1% 늘었다. 선제적 충당금을 제외한 대손비용률(Credit Cost)은 전년보다 0.13%p 증가한 0.30%다.  

이같이 대규모로 충당금을 적립한 이유는 민생금융 지원 비용 영향이 크다. 하나은행의 올해 민생금융 지원 규모는 3557억원이다. 하나은행은 총 1994억원 규모의 이자환급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은 비이자이익이 껑충 뛰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누적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1조7961억원)과 매매평가익(8631억원) 등을 포함한 1조9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3%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중에서도 운용용리스수수료는 전년보다 76% 급증한 1614억원이다. 이어 유가증권 관련 매매평가익은 전년 대비 453.2% 급증한 8631억원을 나타냈다. 

◇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 증가, ROA·ROE 감소

하나금융그룹 2023년 경영실적 보고서. 
하나금융그룹 2023년 경영실적 보고서. 

하나금융의 자산건전성은 우려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9%로 전년 동기보다 0.15%p 증가했다. 연체율은 0.45%로 전년 동기 대비 0.15% 상승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2022년 4분기 195.8%에서 지난해 4분기 162.4%으로 줄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액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에 대한 완충능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하나금융은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증가하는 등 부실자산 확대 추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위험가중자산은 259조7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7% 늘었다. 

이날 강재신 하나금융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는 컨퍼런스 콜에서 "지금 NPL커버리지 비율이 그룹 전체적으로 소폭 하락했다. 절대적인 비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올해 경기 상황을 봤을 때 NPL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현재는 보여진다"며 "올해도 약간의 NPL비율은 하락은 예상하고 있다.  NPL커버리지 비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충당금 규모의 적정성은 충분히 감안해 적립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하락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충당금 규모와 크레딧 코스트(Credit Cost) 관리 쪽에 적정한 부분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 2023년 경영실적 보고서. 
하나금융그룹 2023년 경영실적 보고서. 

여기서 순이자마진도 주춤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순이자마진은 1.76%로 전년 동기 대비 0.2%p 하락했다.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 모두 하락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4분기 ROE는 9.03%, ROA는 0.59%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p, 0.07%p 감소했다. 단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전년 동기 대비 1.3%p 개선된 40.6%를 나타내며 40%대에 안착했다. 영업이익경비율는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이 차지하는 비율로 경영 효율성 지표로 활용된다.

◇ 하나은행 순이익 '역대 최대', 비은행 계열사 모두 감소 

하나금융 실적에서 하나은행이 효자 노릇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7102억원을 포함한 지난해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 3조 4766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3808억원)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같은기간 하나캐피탈(2983억원→2166억원), 하나카드(1920억원→1710억원), 하나자산신탁(839억원→809억원), 하나생명(171억원→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하나증권은 2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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