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갈등 기폭제 김경율 불출마 놓고 설왕설래
"사천 논란, 영향 없을 순 없어"...'약속대련'이라는 시각도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당정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마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출마를 공개 지지해 '사천(私薦) 논란'을 빚은 지 18일 만이다.

김 비대위원은 본인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인 제안이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낸 인물이란 점에서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게가 실린다.

◇ “사천 논란 영향, 없다고 볼 수는 없어”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사천 논란’ 연관성에 대해 "그런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가 없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홍 의원은 "이제 공천을 포기함으로써 비대위원으로서 오히려 더 이제 더 홀가분하게 어떤 당의 선거를 조율을 하면서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저격수, 공격수로서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결정을 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 “리더십 타격” VS “사천 논란 잠재워”

당내에서는 ‘한동훈의 남자’로 불리던 그의 불출마로 한 위원장이 끝내 한 발 물러서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과 사천 논란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 향후 공천 작업을 주도할 명분을 마련했다는 시각이 맞선다.

한 위원장이 ‘윤심(尹心)’에 굴복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면서 향후 공천 심사가 윤심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친윤계 핵심 이철규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은 같은 날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과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본인의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봐 대승적 결단을 내리신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 "그저 본인 결단일 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는 굴복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그렇다고 부담을 덜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그저 본인의 결단일 뿐”이라며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향후 운동권 심판론에 영향이 미칠 정도”라고 내다봤다.

◇ ‘정해진 기획’이라는 시선도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간 이미 예고된 ‘약속대련’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관계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 역시 약속대련을 입증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라며 “김 비대위원은 호기롭게 김 여사의 리스크를 꺼내들고는 너무 허무하게 불출마를 선언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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