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갈등 기폭제 김경율 불출마 놓고 설왕설래
"사천 논란, 영향 없을 순 없어"...'약속대련'이라는 시각도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당정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마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출마를 공개 지지해 '사천(私薦) 논란'을 빚은 지 18일 만이다.
김 비대위원은 본인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인 제안이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낸 인물이란 점에서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게가 실린다.
◇ “사천 논란 영향, 없다고 볼 수는 없어”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사천 논란’ 연관성에 대해 "그런 영향이 없다고는 볼 수가 없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홍 의원은 "이제 공천을 포기함으로써 비대위원으로서 오히려 더 이제 더 홀가분하게 어떤 당의 선거를 조율을 하면서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저격수, 공격수로서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결정을 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 “리더십 타격” VS “사천 논란 잠재워”
당내에서는 ‘한동훈의 남자’로 불리던 그의 불출마로 한 위원장이 끝내 한 발 물러서며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과 사천 논란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 향후 공천 작업을 주도할 명분을 마련했다는 시각이 맞선다.
한 위원장이 ‘윤심(尹心)’에 굴복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면서 향후 공천 심사가 윤심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친윤계 핵심 이철규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은 같은 날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과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본인의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봐 대승적 결단을 내리신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 "그저 본인 결단일 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는 굴복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그렇다고 부담을 덜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그저 본인의 결단일 뿐”이라며 “김 비대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향후 운동권 심판론에 영향이 미칠 정도”라고 내다봤다.
◇ ‘정해진 기획’이라는 시선도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간 이미 예고된 ‘약속대련’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관계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김 비대위원의 불출마 선언 역시 약속대련을 입증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라며 “김 비대위원은 호기롭게 김 여사의 리스크를 꺼내들고는 너무 허무하게 불출마를 선언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