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리스크·낮은 성장성 등 부담 여전
‘성장세’마저 토스에 밀려 흥행부진 우려

[사진=케이뱅크]
[사진=케이뱅크]

[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NH투자증권이 최근 올해 기업공개(IPO) 대어인 ‘케이뱅크’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조단위 기업가치를 지닌 곳이지만 업계에서는 대주주 리스크, 낮은 성장성 등을 이유로 기대 반 우려 반 시선을 던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KB증권, BoA메릴린치과 함께 지난달 21일 케이뱅크의 상장주관사로 최종 선정됐다. 케이뱅크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거친 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단위 기업의 IPO 시동임에도 증권사의 반응은 시들했다. 케이뱅크 주관사 선정 당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입찰제안서조차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증권사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상장 주관을 더 원했다.

대형 증권사들은 케이뱅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지닌 토스 상장을 주관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기업가치를 15조원 이상으로 바라봤다. 반면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2022년 8조원이던 기업가치가 최근 4조원까지 줄었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하락한 원인은 꺾인 실적 성장세에 있다.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동기(714억원)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연내 실적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다면, 좋은 기업 가치를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케이뱅크는 재무적투자자(FI) 리스크까지 존재한다. 케이뱅크 대주주인 BC카드(지분율 33.72%)는 2021년 자본금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2026년 7월까지 상장 불발 시 FI들이 유상증자한 7250억원을 사들이겠다는 풋옵션을 설정해뒀다. 

이 같은 부분이 부각되자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지난 2022년과 달리 크게 낮아졌다. 당시 많은 증권사들이 주관사 입찰에 참여했으며 △NH투자증권 △씨티증권 △JP모간이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이는 올해 분위기와 사뭇 대조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도 케이뱅크가 1년 만에 기업공개를 재추진하면서 기업가치로 얼마를 인정받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 업황이 좋지 못해 예전과 달리 증권사도 신중하게 대표 주관사 입찰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토스뱅크와 케이뱅크 중 토스뱅크가 더 크게 흥행할 잠재력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지분을 5%정도 확보한만큼 타 증권사들과 주관사로 참여하는 의의가 다르다”면서 “토스가 IPO에 성공해 흥행할 경우 그 영향을 케이뱅크 또한 충분히 누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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