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
부동산PF 강타 현대차·BNK증권 등도 수장교체
지배구조 변화 등 변수요인에 CEO별 희비교차
[데일리한국 장은진·김영문 기자] 중소형 증권사 수장들이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거취를 둘러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체계적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 실적을 이끈 수장들은 일찌감치 연임이 확정된 반면 부진한 성과를 거둔 경우 장수 CEO라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로 전우종 대표와 정준호 최고위기관리자(CRO)를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10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김신 대표는 SK증권의 해외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K증권 인사에서 김신 대표의 빈자리를 정준호 CRO가 채웠다는 점은 크게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SK증권의 위기의식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 때문이다. 실제 SK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4.2%, 82.9% 하락한 99억7900만원, 14억7300만원을 기록하며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이어질 전망으로 예측되면서 SK증권의 향후 상황은 더욱 불투명하다. SK증권은 1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대다수가 지방에 분포 중인데, 현재 지방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중인 만큼 향후 재무건전성에 부정적 영향까지 미칠 수 있다.
중소형 증권사 중 부동산PF 사업비중이 높았던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22년 대비 각각 38.6%, 78.4% 감소했으며 주요 사유로 부동산 시장 침체를 꼽았다. 이들 증권사 또한 지난해 12월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현대차증권은 그룹사인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대표로 확정했다. 현대차증권은 배형근 대표가 과거 현대차 기획실장을 비롯해 건설, 제철 등 다양한 계열사 경험을 보유한 만큼 향후 리스크 관리와 그룹사 간 사업협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BNK투자증권은 외부인사 수혈을 통해 위기돌파에 나섰다. 유안타증권에서 IB부문 대표를 맡았던 신명호 대표를 지난해 12월 영입해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를 꾀한 것이다. BNK투자증권은 올해의 경우 IB 전문가인 신 대표를 통해 보유한 중·후순위 사업장을 관리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3월 주총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까지도 수장인 홍원식 대표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지주사 차원의 지배구조 변화까지 진행돼 내부 교통정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홍원식 대표는 임기 첫해인 2021년 당기순이익을 1639억원이나 거두며 성과를 증명했다. 하지만 2022년 376억원으로 77.1% 감소, 지난해에는 적자전환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실적부진에 업계에서는 홍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사다난한 상황을 겪고 있는 수장들과 달리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박봉권 교보증권과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는 일찌감치 연임안건을 3월 주주총회에 올려놓은 상태다. 교보증권과 한양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75억원, 351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56.1%, 46.1%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 부동산PF 영향을 덜 받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