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호황으로 수탁수수료 2022년 대비 11% 증가
현대차증권, 마케팅 강화로 35% 증가....BNK증권 15% 감소
부동산PF발 실적 추가 악화 우려에 트레이딩 강화 가능성↑

한국거래소.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지난해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중소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충격을 받은 중소 증권사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트레이딩 역량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 증권사 9곳(다올·유안타·유진·한양·한화·현대차·BNK·DB·SK)의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 총액은 5866억6400만원으로 2022년(5292억600만원) 대비 약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리 안정화 등으로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가 전반의 수탁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4809조원으로 2022년 3914조원보다 약 23% 늘어났다.

이에 지난해 부동산PF 리스크로 타격을 받은 중소 증권사 중에서도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유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의 실적은 2022년보다 늘어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은 569억4123만원으로 2022년 475억1354만원 대비 약 19% 늘었으며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30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먼저, 수탁수수료 수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차증권으로 2022년 415억4800만원에서 지난해 561억3600만원으로 무려 35%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증권 측은 "전반적인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주식 거래 활성화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9개 증권사 중 리테일 규모가 큰 편인 유안타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 1868억원, 1032억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기록하며 2022년 대비 각각 16%, 13% 증가했다. 한양증권, SK증권도 2022년 대비 각각 17%, 2% 늘어났다.

반면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DB금융투자의 경우 수탁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BNK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350억원이었던 수탁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299억원으로 15% 가량 줄었다.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PF 리스크 충격으로 당기순이익도 2022년 대비 78%나 감소한 12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대비 14% 감소한 147억원을 기록했으며 DB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약 2억원 줄었다.

중소 증권사들은 주요 수익 사업이었던 부동산PF의 올해 전망도 암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으며 트레이딩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월 진행한 웹세미나에서 "증권사의 경우 건설사 재무안정성 저하 등으로 부동산 PF 손실이 우려된다"며 "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신규 투자 유치도 어려워지고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 부동산 PF 시장은 만기 연장으로 부실화를 막았으나 누적된 비용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브릿지론은 정리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브릿지론의 선별적 만기 연장으로 기조가 바뀔 경우 중·후순위 포지션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 손실이 커질 수 있다"라며 중소 증권사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수탁수수료 수익이 소폭 감소한 DB금융투자 측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법인영업 수익 다각화 등을 통해 수탁수수료 수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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