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AAM·SDV·자율주행·로보틱스 등 차세대 모빌리티 본격화

지난해 11월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념연설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지난해 11월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념연설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8만명 채용, 68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최근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안방 역량을 함께 강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전동화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차세대 모빌리티 중심으로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채용은 전동화 및 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채용 규모의 55%인 4만4000명이 신사업 분야다.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을 포함하면 19만8000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한다.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따른 채용과 투자가 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완공되는 광명 이보 플랜트를 필두로 화성, 울산 EV 전용공장을 준공한다.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 전환도 병행한다.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에 건설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대한 투자 및 채용 계획도 구체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GBC 층고를 105층에서 55층으로 변경한 설계안을 서울시에 제출, 협의 중이다. 

◇ 미래 신사업에 4만4000명...기존 사업 강화에 2만3000명 추가

기아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기아 EV6.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차 연구개발은 물론 제조기술 혁신, 전용공장 건설, 생산 등에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SDV 분야에서는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뒤 물류 및 도시 운영 체계와 연결하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SDx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신규 고용을 추진한다.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은 수소다. 각 그룹사의 사업역량을 수평적으로 연결해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반, 활용 등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HTWO 그리드 솔루션’을 구체화하는 데 필요한 우수 인력 확충에 나선다.

이밖에 △GBC 프로젝트 △친환경·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소형모듈원전 △신소재 활용 강판 개발 △스마트물류 솔루션 사업 등에도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만3000명을 새로 고용한다. 신차 개발, 품질·안전 관리,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한 인원을 확충한다. 

1만3000명가량은 재고용한다. 생산 부문 정년퇴직 대상자들이 퇴직 후에도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이어가고, 퇴직자들의 재취업 및 사회 적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대규모 투자로 국내 R&D 역량 강화 추진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68조원'은 △연구개발(R&D)투자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으로 각각 집행된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된다.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EV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EV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순차적으로 가동한다.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에보 플랜트를 완공, 소형 전기차 EV3 생산에 돌입한다. 2025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에보 플랜트를 준공, 고객 맞춤형 목적기반차량 'PBV' 전기차를 생산한다. 2026년 1분기부터는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에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 양산에 나선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된다.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를 차지한다. 완성차 외에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부문 등에서도 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 등에는 25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 GBC 투자 본격화…4조6000억원 투자해 9200명 채용

당초 공개됐던 현대차그룹 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당초 공개됐던 현대차그룹 GBC 조감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초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5개동으로 구성됐던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 2개동으로 분산배치한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현대차그룹의 미래전략 등을 반영해 실용성·효율성·지속가능성이 보장된 새로운 공간 계획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며 "국군 작전제한사항 등 국가안보와 화재∙재난 등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도시 안전 측면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105층 타워를 50층대 건물들로 분산배치하면서 감축한 투자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와 협업을 통한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 △탄소저감 친환경 신기술 대거 적용 △UAM(도심항공 모빌리티)∙PBV∙로보틱스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내년 하반기 중 설계 변경안의 인허가 절차를 마치면 GBC 건설이 본격화된다. 프로젝트에서만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 투자 및 9천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진다고 한다.

공공기여는 당초 서울시와 그룹이 1조7000억원대로 합의했지만, 물가 인상분은 그룹측이 부담해 2조1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한편 그룹사별 구체적인 투자 내용은 향후 예정된 CEO 인베스터데이 등을 통해 추가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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