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의 고성장은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등 전력 수요를 촉발하며 관련 업계에 호황을 불러왔다. 전력 생산시스템 효율화,  전력 수요·공급 매칭 등 AI 생태계로 파생하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재생에너지를 여러 국가 및 지역과 연계하기 위한 초고압 직류송전(HVDC)망과 각종 해저케이블, 전력 분산화 기조에 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 저변 확대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업계는 ‘전력 빅뱅’의 시대를 열어가는 중이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LS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 전경. 사진=LS일렉트릭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LS일렉트릭은 내년 9월을 목표로 부산사업장 공장을 증설 중이다. 부산사업장의 연간 캐파(생산능력)를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2배 확대해 북미 시장의 초고압 변압기 수요 급증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미국 텍사스에는 첫 생산 거점을 마련 중이다. 텍사스주 배스트럽에 4만6000㎡ 규모의 토지와 부대시설을 매입했으며 토지 내 건물을 개조해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중소 변압기 제조기업 KOC전기의 인수를 결정했다. 유입식 배전변압기와 선박용 변압기 등 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해 생산력 증가 등 시너지를 꾀한다.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캐파를 2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OC전기는 국내 선박용 변압기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선박용 변압기에는 육상에 설치하는 변압기와 다른 별도의 인증과 설계 기법이 요구된다. 인수를 통해 양사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향후 전기추진 선박 등 시장에서 유기적인 대응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야말로 광폭 행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송전, 변전, 배전을 아우루는 전력 분야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외 인수합병, 조인트 벤처 등 다각적인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수출을 앞두고 최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수출을 앞두고 최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제공 

신제품 출시를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전력변환장치가 고용량화 및 고전압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지난달 세계 최초로 사용전압 DC 1800V 4000A 개폐기를 개발·출시했다.

또 같은 달 LS일렉트릭 전력시험기술원은 중전기기(변압기·차단기 등) 분야 최초로 KC안전인증 제조사 시험소 자격을 획득했다. 자체 KC안전인증 시험이 가능해짐으로써 시험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KC안전인증은 전기용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인증제로 이전까지는 KTL(한국산업기술시험원),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KTC(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3곳만 안전인증 시험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말 ‘7억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북미 수주 확대와 동남아, 중국 등 주력 시장의 동반 성장으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7억6700만달러(약 1조124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하노버 메세 2024'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이 LS일렉트릭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지난 4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하노버 메세 2024'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이 LS일렉트릭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출 붐을 기대 중이다.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공장 자동화,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등 추가 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지난 4월 독일에서 열린 하노버 메세 2024에서 반다르 알 코라예프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등을 만나 “전력 인프라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발전, ESS와 같은 친환경 스마트에너지 사업과 공장 자동화와 에너지효율화를 동시에 구현하는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파트너로서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알 코라예프 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사업 환경을 직접 소개하며 LS일렉트릭에 투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86억원, 영업이익 93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15% 증가했다.

실적은 △2021년 매출 2조6683억원·영업이익 1551억원 △2022년 매출 3조3770억원·영업이익 1857억원 △지난해 매출 4조2300억원·영업이익 3249억원으로 매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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