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영업이익 6조4500억원 '흑자 전환'
범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격 상승 효과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를 다시 추월했다. 경쟁사보다 큰 생산능력(캐파)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31일 밝혔다. 전 분기 대비로는 23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DS부문 매출액은 28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2.6%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2.2% 증가했다. DS부분이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62%다.
삼성전자의 DS부문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범용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계약가격은 13~18% 오르고, 낸드 가격은 15~2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D램 캐파가 큰 만큼 시장이 반등할 때 회복세도 크게 나타났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D램 캐파가 월 기준 약 75만장으로 SK하이닉스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 DS부문보다 빨리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이익도 더 많았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업손실 규모 또한 삼성전자 DS부문보다 적었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실적에 포함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에서도 영업손실 규모가 컸다.
하지만 2분기 범용 D램의 공급량이 부족해지고 단가가 오르면서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공급량도 늘어났다.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에 비해서도 높았다. 지난 5일 잠정 실적이 발표되기 전 증권사들은 DS부문 영업이익을 3조원 후반에서 5조원 중반 사이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설명자료를 통해 "하이퍼스케일 고객사의 인공지능(AI)향 투자 확대로 HBM뿐 아니라 범용 D램 및 SSD 수요 강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1b나노 32기가비트(Gb) DDR5 128기가바이트(GB) 제품 판매도 확대했다. 파운드리는 5나노 이하 선단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컴퓨팅(HPC) 고객 수가 2배 늘어났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 호조에는 자회사로 연결 실적에 포함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영향도 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잠정 실적 발표 전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이익을 40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모바일은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 효과 감소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2분기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가전 또한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 기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4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8%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