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는 100·110형 LCD 생산, CSOT는 115형 생산
선택권 좁아 BOE가 만드는 패널 택할 가능성
LG전자도 내년 100형 이상 TV 출시 검토

삼성전자의 미니LED TV '네오 QLED',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니LED TV '네오 QLED',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내년 100형 이상의 초대형 TV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 BOE에 화해의 손을 내밀지 주목된다. 업계는 중국 TV 메이커가 100형 이상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이 관련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00형 이상 미니LED TV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것이 유력하다. LG전자도 100형 이상의 TV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에서 마이크로LED TV를 제외한 가장 큰 크기의 제품은 98형이다. 네오 QLED, QLED, 크리스탈 UHD 등 여러 라인업에서 판매 중인 98형 제품은 총 4개다.

다만 이보다 크기가 조금 큰 100형 제품을 내놓을지, 115형을 출시할지를 놓고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형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기업이 제한적인 만큼 BOE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다. 미니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지 않는 LCD TV와 비교해 색과 명암비를 세밀하게 표현한다.

현재 100형 이상 LCD를 만드는 기업은 BOE와 CSOT다. BOE는 100형과 110형을, CSOT는 115형 패널을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BOE를 피하기 위해 CSOT를 선택할 수 있지만 115형 TV는 가격과 크기 면에서 시장성이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BOE와 특허 소송을 벌인 뒤부터 이 회사에 대한 TV용 LCD 패널 주문을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는 최종적으로 BOE와 절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까지 소량의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사진=TCL 제공
사진=TCL 제공

삼성전자가 초대형 TV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115형을 선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초대형 미니LED TV로 중국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글로벌 TV 점유율 2위 업체 TCL은 한국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115형 미니LED TV를 판매 중이다. 전 세계 미니LED TV 중 가장 큰 크기다.

하이센스의 경우 연내 110형의 미니LED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115형 미니LED TV를 출시하려면 CSOT의 10.5세대 LCD 라인에서 만든 패널을 사용해야 한다. 이 패널은 앞서 TCL의 115형 TV에 사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TV는 100형까지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115형은 100형과 크기 차이가 상당하고 시장성이 떨어지는 만큼 실제 수요를 공략하기보다는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LG전자도 100형 이상의 TV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LED TV인 LG QNED에서 가장 큰 크기의 제품은 98형, 올레드에서 가장 큰 크기는 97형이다.

LG전자가 내년 LED TV에서 100형 이상의 TV를 출시할지 아니면 미니LED 제품에서 출시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업 QNED에서 LG QNED 에보와 LG QNED로 미니LED 기반인지 일반 LED 방식인지를 구분하고 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98형보다 큰 TV를 내놓는다면 100형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LCD 팹 철수로 관련 패널 공급망 주도권은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성과 기술 리더십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내년 신제품의 최대 크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