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관련해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원장은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대출 실수요자, 은행 창구직원 등 영업 현장의 애로‧건의사항과 부동산시장 전문가, 부동산업계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 등을 청취했다. 

이 원장은 "최근 서울‧수도권 중심 주택시장 회복,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한 상황으로 대출수요가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고 주택 실수요자의 불안심리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고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등을 차질 없이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은행 자율적 심사 강화 조치 이전에 대출신청을 접수했거나 계약을 체결한 경우 고객 신뢰 보호 차원에서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상환액 규모(월평균 약 12조원 추산)를 감안할 때, 실수요자에게 우선적으로 자금을 공급한다면 대출규모를 관리함과 동시에 실수요자에게 중단 없이 자금공급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대출 정보 유통속도가 빨라 금융회사간 대출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은행권 뿐만 아니라 보험‧중소금융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해 관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가계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서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은 계속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권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그는 "전 금융권 대출 창구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 위해 보험‧상호금융권도 주택담보대출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금융회사 간 쏠림 현상도 방지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재구조화 및 부실사업장 조기 정상화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이날 공급 문제와 관련해 말씀해주신 의견을 유관부처에 전달하는 등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