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 18조원 '급감'
상반기 '효자' 브로커리지 수익 타격 예상
전문가 "채권 평가 이익 개선으로 상쇄"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지난달 5일을 기점으로 주식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20조원을 웃돌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달에는 18조원으로, 9월 들어서는 15조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던 만큼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으나 채권 금리 인하에 따른 평가 이익 개선으로 3분기에도 양호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8조19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1조7596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이다.

상반기 주식거래 호조로 브로커리지 수익은 증권사에 효자였다. 지난해 10월 14조원대까지 떨어진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올해 2월 22조원대로 늘어났다. 공모주 열풍과 함께 2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상반기 내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식 시장에 영향을 끼치면서 이후 꾸준히 일평균 거래대금이 20조원을 상회했고, 이 덕분에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을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연결 당기순이익 7109억원을 기록해 역대급 성적을 거뒀으며 삼성증권은 5110억원을,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4770억원, 4227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증권사 전반이 브로커리지 수혜를 입으면서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미래·한국·NH·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오른 3조682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5일,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블랙 먼데이'를 겪은 국내 주식시장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블랙 먼데이 당일에만 무려 28조원에 육박하는 거래대금이 오고 간 뒤 점차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지난달에는 일평균 18조원이 거래되는 데에 그쳤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겨우 15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같은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두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관측되나 채권 이익 개선에 힘입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 폭이 확대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손익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다"라며 "지난달 국고채 1년물, 3년물, 5년물 금리는 전월 대비 각각 0.09포인트, 0.05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했고, 7~8월 평균 기준으로는 전 분기 대비 각각 0.3포인트, 0.41포인트, 0.41포인트 떨어졌다"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달 말 국고채 1년물·3년물 금리는 각각 3.05%와 2.96%로 전월 대비 각각 0.093포인트, 0.045포인트 하락했고 6월 말과 비교하면 각각 0.242포인트, 0.22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초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투자심리 악화가 나타났지만 7월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으로 지난달 거래대금 악화와 주식 관련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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