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등 물류 자동화 수요 급증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 보유해 진입장벽 구축
"현재 공장 풀가동...공모 자금 공장 증설에 사용"

5일 열린 제닉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배성관 제닉스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5일 열린 제닉스 IPO 기자간담회에서 배성관 제닉스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설비 증설, 연구개발, 우수 인재 영입에 중점 투자해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과 AI를 융합해 최강 기업으로 성장한 뒤 2030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

배성관 제닉스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2010년 설립된 제닉스는 스마트팩토리 물류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최근 물류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 또한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무인 자동화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택배를 비롯한 운송 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서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스마트팩토리 산업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제닉스는 스마트팩토리 전체 시스템 구성이 가능한 무인 물류 자동화 시스템(AMHS)을 개발하고 공장 자동화(FA)에 필요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일정한 경로를 운행하는 무인 이송 전기차량(AGV)과 스스로 길을 탐색해 이동하는 자율 주행∙이동 로봇(AMR), 스마트 자동창고인 스토커(Stocker) 등이다. 특히 회사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자체 소프트웨어도 보유하고 있어 시장 내 경쟁우위를 확보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닉스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제약 등 최근 주목받는 산업의 탑티어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제닉스 관계자는 "그동안 미수금 등에 대한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며 "업계 최상위권 기업들만 거래하고 있다 보니 거래에 대해서는 고객사들이 철저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23억원, 지난해 32억원 등 흑자를 지속 중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이미 29억원을 기록해 올해 실적 급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첨단산업의 최상위권 기업과 거래 중인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이 다소 적다는 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현재 자신들의 환경에 당사의 시스템이 맞는지 테스트 중이다"라며 "테스트가 장기화될 수는 있으나 도입이 확정될 경우 실적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닉스는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평택공장 증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하고 있어 어느 정도 실적을 거둔 뒤 상장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나, 현재 공장이 풀가동 상태라 당장 증설이 필요해 다소 이르지만 상장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닉스는 이번 공모에 앞서 벤처금융인 '에이케이케이 로보테크 밸류업 신기술투자조합'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는데 해당 자금도 대부분 평택 공장 부지 매입에 쓰였다고 밝혔다. 평택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생산규모가 스토커는 43%, AGV·AMR은 두 배 이상 늘어나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회사는 기존 기술력을 활용해 신규 사업인 스마트 항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컨테이너가 오고가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만큼 항구야말로 무인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데 정부가 부산신항, 진해신항 등 스마트항만 사업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해당 사업에 공급하게 될 경우 매출이 급증할 수 있다.

아울러 AGV·AMR에 '비주얼 SLAM'이 적용시키기 위한 연구 개발이 이뤄질 예정이다. 기존 AGV·AMR은 센서 기반으로 로봇이 이동하는데, 흐린 날씨에는 제 기능을 못 하는 등 한계가 있다.

이에 비주얼 SLAM 기술이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센서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가 절감도 가능하며 비젼 AI와의 기술 융합도 가능해 '디지털 트윈'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제닉스의 경우 일부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있다. 먼저, 상장 당일 공모주를 포함해 전체 주식의 29.51%가 시장에 나온다. 또 6개월 뒤에는 앞서 투자를 받은 벤처금융의 지분 20.63%가 매각제한에서 풀린다. 해당 물량이 풀릴 경우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제닉스 관계자는 "벤처캐피탈 측과 대화해 봤는데 보유 지분을 한 번에 내놓을 생각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제닉스의 총 공모주식수는 66만주로 전체의 56.5%인 37만2840주가 신주다. 다만, 구주매출도 제닉스의 자기주식이 대상이기 때문에 공모금액 전액이 제닉스로 유입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2만8000~3만4000원이다. 이에 따른 총 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가 밴드 최상단 기준 224억원이다. 회사는 오는 11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9~20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약 1486억원이다. 상장 주관회사는 신영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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