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과 점유율 1%p차 턱밑까지 추격 당해 고민
임시완 모델 앞세워 새로운 브랜드 공격적 마케팅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운용사들의 ETF 브랜드 리브랜딩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운용사가 금융계열사의 통합 브랜드로 리브랜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은 오히려 통합브랜드에서 독립하게 됐다.
경쟁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의 점유율 차이가 1%포인트 내로 줄어든 상황에서 KB자산운용의 이번 리브랜딩이 다시금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우리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기존 'WOORI'에서 'WON'으로 변경했다. 우리자산운용 측은 "리브랜딩은 기존 ETF 시장에서 우리운용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투자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기 위해 이루어졌다"라며 "특히 우리금융그룹의 디지털 브랜드인 'WON'을 ETF 브랜드로 통합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운용사들의 ETF 브랜드 리브랜딩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4월 하나자산운용이 기존 'KTOP'에서 '1Q'로 바꾼 데 이어 6월에는 KB자산운용이 기존 'KBSTAR'를 'RISE'로 바꿨다. 또 한화자산운용이 기존 'ARIRANG'을 'PLUS'로 바꿨으며 이번 우리자산운용까지 변경하게 됐다.
최근 ETF 시장 내 운용사들의 순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먼저, 선두권을 두고 시장점유율 30%대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쟁하고 있으며 3위를 두고 경쟁률 7%대인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다투고 있다. 또 점유율 2~3%대에서 신한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경쟁 중이다.
이번 운용사들의 리브랜딩은 경쟁사의 호성적 혹은 추격이 계속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KB자산운용의 경쟁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점유율이 전년 대비 2% 넘게 올라 KB자산운용의 턱밑까지 쫓아왔으며,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신한운용과 키움운용이 점유율을 늘린 사이에 홀로 감소했다.
그간 운용사들의 ETF 브랜드 리브랜딩이 인지도 제고 및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운용사들의 이번 리브랜딩 흐름은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앞서 지난 2021년 신한자산운용이 기존 'SMART'에서 'SOL'로 바꿨으며 2022년 10월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기존 'KINDEX'에서 'ACE'로 바꾸면서 점유율과 자산총액이 늘어났다.
이번 자산운용사들의 리브랜딩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바로 금융 브랜드 통합이다. 4대 금융지주 산하의 자산운용사들이 많은 만큼 지주사의 디지털 브랜드를 ETF에도 적용해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은 1Q를, 우리금융그룹은 WON을 디지털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한화금융네트워크의 전체 브랜딩으로 '라이프플러스(Lifeplus)'를 사용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의 경우 은행의 브랜드를, 한화운용의 경우 보험사의 브랜드를 가져옴에 따라 투자자들은 친숙함과 함께 더욱 강한 신뢰를 느낄 것으로 예상돼 기존 브랜드 대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에 역행하고 있는 곳이 바로 KB자산운용이다. 국민은행은 'STAR'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이후 2008년 KB자산운용은 이를 활용해 'KSTAR'라는 브랜드로 2008년 ETF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6년에는 보다 직관적으로 ETF 브랜드를 'KBSTAR'로 바꿨는데 이를 이번에 RISE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변경한 것이다.
KB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KBSTAR로 바꾸기 직전인 2015년말 시장점유율은 6%에 그쳤으나, 바꾼 이후 1년 만에 점유율이 8.24%까지 늘어나며 리브랜딩 효과를 봤다. 그러나 점유율 9%를 돌파하지 못하고 6% 후반에서 등락하다가 지난달 기준 7.76%에 머물게 됐다. 더군다나 그간 점유율 5%를 밑돌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달 7%로 3위 자리를 위협하면서 다시 한번 리브랜딩을 시도하게 됐다.
KB자산운용은 이번 리브랜딩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투자자들에게 다가가게 됨으로써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유명 연예인 임시완을 모델로 한 광고를 다양한 매체에 선보이고 있다. 이후 추가 마케팅 계획에 대해서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