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8~29만원→24~25만원으로 낮춰
AI 거품론 우려엔 "여전히 공급 부족" 일축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엔비디아의 영향으로 주가가 오르내리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해 증권가가 목표가를 낮췄다. 3분기 스마트폰, PC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반면,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공급 부족으로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38% 오른 16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급등은 엔비디아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확대 가능성,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AI 수요 발언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달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등락을 이어오고 있다. '블랙 먼데이'를 겪은 이후 열흘 만인 지난달 16일 19만9700원으로 블랙 먼데이 직전 가격을 회복했지만 금방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어 지속 하락한 뒤 지난 4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8%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요 협력사인 만큼 엔비디아의 이슈에 따라 주가가 같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블랙 먼데이'의 주요 화두로 AI를 비롯한 빅테크들의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지난달 말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도 기대치 대비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 한때 25만원선까지 오르던 주가가 1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더군다나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가도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일제히 낮췄다. 현대차증권은 29만원에서 26만5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9만원에서 25만원으로, KB증권은 28만원에서 2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 3분기 SK하이닉스는 PC, 모바일 등의 B2C 메모리의 판매가 부진하고, 비우호적인 환율로 인해 영업이익이 기대치인 7조1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의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8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6조9000억원, KB증권은 6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전망치는 모두 3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고치인 2018년 3분기 6조50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지만, AI의 수요와 내년 양호한 실적은 여전할 것으로 판단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주가의 가격 조정이 심한 이유는 핵심 거래처인 엔비디아의 블랙웰 제품의 출시 지연 가능성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최근 내년 1분기로 출시 연기 가능성이 있었던 칩렛 기반의 B200까지 연내 공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싱글 다이 형태의 B200A는 일반 기업과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수요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데이터 센터의 투자 정점론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추론 마이크로 서비스(NIM) 생태계 확장을 통해 AI 침투율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라며 "AI 데이터 센터는 정부, 통신사 등 투자 고객군이 다양하고 생태계의 깊이가 깊어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고객사 외에는 재고 상황이 양호하고, DDR5와 HBM은 여전히 공급 부족이다"라며 "올해 감산을 지속한 영향으로 내년에도 공급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모바일 재고 조정을 마치고 나면 수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평균 판매가와 실적이 안정화되는 구간이 길어지고, 조정을 마치고 반등하면 주가 상승폭과 탄력이 가장 클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 DDR5 등 AI 및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파악돼 하반기에도 공급은 타이트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DRAM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B2C(스마트폰, PC) 수요 부진은 하반기에도 회복될 확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DRAM 내 HBM 매출 비중은 각각 26%, 36%로 경쟁사 대비 스마트폰, PC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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