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3분기 가이던스가 빅테크 분위기 판가름"
"호실적 지속으로 눈 높아...그간의 '깜짝' 급은 아닐 수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지난 23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시장은 당분간 증시 분위기를 좌우할 마지막 재료인 엔비디아의 실적으로 시선을 돌렸다. 

증권가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나 3분기 가이던스가 투자자들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엔비디아가 꾸준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컨센서스도 같이 상향돼 그간의 깜짝 실적보다는 기대치를 소폭 상회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8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6개 분기 연속 서프라이즈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한 만큼 이번 실적도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또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 연관이 깊은 만큼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이달 초 이미 높은 관심과 함께 우려를 받았다. 미국 기술 대형주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인텔 등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그간 글로벌 증시를 이끌어온 AI 열풍이 시들고 조정 시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5일, 경기 침체 우려 등이 함께 작용해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블랙 먼데이'를 기록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블랙 먼데이를 기점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며 당분간 분위기를 좌우할 재료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이후 지난 23일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투자자들의 모든 관심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로 쏠리게 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정책 조정의 시기가 다가왔다"라고 언급해 전문가들은 이를 9월 금리 인하의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였다.

증권가는 먼저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역시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회사가 제시하는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향후 주가 및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이 컨센서스를 얼마나 상회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한편, AI 산업과 반도체의 실적 가시성,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실적 가이던스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며 "오는 11월 공개될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주당순이익 7.1달러, 매출 314억8000만달러"라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나 3분기 가이던스가 컨센서스에 부합 및 하회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증권가는 엔비디아를 향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다소 높아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강호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지난 5개 분기 실적 추이를 보면 컨센서스 대비 상회 수준이 점차 축소해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며 컨센서스도 지속 상향해 연속적인 깜짝 실적의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AI의 성장성은 여전하고 장기적인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이나 확률적으로 이전 수개 분기 동안 놀라운 실적을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을 촉발했던 때와 달라진 부분들이 있다"라며 "시장의 눈높이가 엄격해졌을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도 평균 수준까지 오른 것은 실적이 무언가를 더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이전에 비해 실적 서프라이즈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며 "지난 2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블랙웰 및 GPM 가이던스가 대선 전까지 미국 증시와 테크 섹터의 중요한 퍼즐이 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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