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2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공연
협주곡 음반 발매 ‘모차르트의 해’ 마무리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극적인 표현력이 꿈틀대는 입체감 있는 모차르트를 볼수 있는 기회가 두번 남았다.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야심 찬 프로젝트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18곡) 연주의 대장정이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1일(금)과 2일(토)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한다. 지난 7월 6일 하루 두 차례 공연으로 전곡연주의 첫 막을 올린 조재혁은 남은 두 번의 공연을 앞두고 말 그대로 모차르트에 몰두해 있다.
특히 9월 20일 발매한 영국 대표 관현악단인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모차르트 협주곡 20번·23번 음반과 더불어 올해 총 4회차의 공연을 고려해 보면 2024년은 조재혁의 ‘모차르트의 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재혁은 모차르트의 최대 특기인 오페라에서 이번 전곡 연주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아름답고 옅은 색으로만 연주하는 것을 정석으로 여겨왔던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의 테두리를 넘어, 기악곡에서도 오페라 아리아처럼 화려하고 강렬하며, 때로는 어두울 수도 있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특유의 순수한 여백과 군더더기 없는 명료함으로 인해 기술적으로는 접근하기 쉬울 수 있지만, 진정한 음악적 아름다움과 예술적 깊이를 표현하는 데는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성숙한 음악적 이해도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악보를 바탕으로 작곡가의 의도를 탐구하고, 그 발견을 음악으로 구현하는 음악가다.
조재혁은 “어린 시절에는 모차르트의 소나타가 오페라나 교향곡에 비해 드라마틱 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마냥 밝고 여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열정적이고 어두운 면도 많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모차르트를 연주할 때의 선입견과 두려움을 벗어나 새롭게 표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순진무구하고 해맑은 천재로 표현되기엔 모차르트라는 인물과 그의 음악세계가 지닌 그늘, 그리고 표현의 스펙트럼이 넓은 성악적인 면모들이 피아노 소나타에 담겨있다고 느낀 조재혁만의 모차르트 해석은 연주자 본인과 관객 모두에게 기존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의 경계를 넘어 모차르트 피아노 음악의 재발견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1일 공연에서는 ‘소나타 2번 F장조(K.280)’ ‘소나타 12번 F장조(K.332)’ ‘소나타 17번 내림B장조(K.570)’ ‘소나타 15번 F장조(K.533/494)’를 연주한다.
이어 2일 무대에서는 ‘소나타 7번 C장조(K.309)’ ‘소나타 5번 G장조(K.283)’ ‘소나타 10번 C장조(K.330)’ ‘소나타 11번 A장조(K.331)’ ‘소나타 18번 D장조(K.576)’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들에게 있어선 어느 사조의 작곡가보다도 궁극의 큰 산으로 칭해지는 모차르트. 조재혁은 그의 빛과 어둠, 열정과 냉정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확신으로 이번 전곡 사이클 여정을 시작했다. 유년시절 자신을 음악의 세계로 이끈 모차르트에 대한 추억에 더해질 시간의 깊이, 독창적인 음악성으로 조재혁은 모차르트 해석에 입체감을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