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열린 첫 사회적재난 추모제
"尹대통령 사과해야"…정부 책임론도
유가족·국회의장·의원, 200여명 참석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회가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인 29일 추모제를 열었다. 여야 지도부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사회적 재난 재발 방지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국회가 추모제를 공식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모제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각 당의 원내대표 등 여야 의원 60여 명과 희생자 유가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보라색 목도리를 두르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주변 나무와 가로등도 목도리를 둘러 국회는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희생자와 유족, 생존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의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에서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었다.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족과 피해자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가족 및 시민들이 있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발했다"며 "희생자 및 생존 피해자들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시간으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할 뿐"이라며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 그날의 참사를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조위가 독립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야말로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로, 국회가 무한한 책임을 갖고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정부의 무대책, 무능력, 무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참사 이후에도 정부의 수습 과정도 너무나 무능했다"고 윤석열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조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국회가 온 마음을 모아야 한다. 참사의 슬픔 앞에 정치적 유불리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고 책임자에 제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 유족과 국민 앞에 겸허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특조위원장을 맡은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참사가 왜 제대로 대비가 되지 않았는지, 참사의 징후를 알고도 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누구에게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를 밝히고 모든 의문점을 철저하게 밝혀내겠다"며 "희생자나 유족, 생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저희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정부 부서에 협조를 촉구한 뒤
이어 "다시는 참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이 바뀌어야 할지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제 막 첫발을 뗀 특조위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국회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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