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2거래일 연속 3조 이상 순매도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삼성전자가 4년 5개월만에 '5만전자'의 벽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도 3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1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종가는 4만9900원으로 전날보다 1.38% 내렸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5만7500원을 기록한 뒤 5거래일간 13.22% 하락했으며, 심리적 마지노선이 5만원선까지 무너졌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97조8921억원으로 300조원을 하회했다.
주가는 장 초반 0.79% 약세로 5만200원까지 내린 뒤 이내 반등, 한때 2.37% 강세로 5만1800원을 기록하는 등 5만2000원대 회복까지 넘봤다.
그러나 장 후반 들어 상승세가 약해졌고 마감 직전 매물이 쏟아지면서 5일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3724억원, 773억원을 순매수했으나, 4772억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예측이 틀렸다는 이례적인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화 시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데는 최근 HBM4 공정 개발이 원활하게 개발되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우려도 겹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날 뉴욕 증시에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00% 하락했고, AMD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Arm홀딩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3% 넘게 떨어졌다.
미국 신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무역분쟁이 고조될 경우 반도체 산업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은 결과다.
이에 따라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41%나 급락한 176만3000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6.12%까지 낙폭을 키우며 17만1천7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한미반도체(-1.22%), 피에스케이홀딩스(-5.59%), 테크윙(-3.10%) 등 주요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