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엠플러스, 2020년 호텔 부지 매입…복합리조트 개발 추진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 “인수기업이 노동자 고용 승계 보장해야”
엠디엠 측 “토지만 매입, 법인 인수 아냐…재산권 침해시 법적책임 물을 것"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부지 매각 과정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는 전(前) 호텔 노동자들의 주장에 대해 인수자인 엠디엠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에 나섰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맞닿아 바다 조망이 가능한 해운대그랜드호텔은 지난 2020년 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플러스에 약 2400억원에 매각됐다. 이 호텔은 수년간 이어진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019년 12월 말 영업을 종료했다.
부지 개발은 순항 중이다. 최근 엠디엠플러스는 해운대그랜드호텔 부지에 관광호텔과 콘도, 오피스텔(업무시설), 전망대 등을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안을 부산시에 제출했다. 사업계획을 보면 전체 1만2594㎡ 부지에 지하 8층∼지상 49층 규모 건물 4개 동을 건립한다. 건물에는 호텔 310실, 콘도 91실, 오피스텔 521실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노동조합은 2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를 앗아간 부당한 기업 엠디엠플러스에 정당한 고용 승계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호텔 노동자 300여 명은 1996년 문을 연 뒤 20년간 성실하게 근무했으나 호텔의 폐업과 매각으로 길거리에 내몰렸다”며 “이들 중 15명은 사직서를 아직까지도 제출하지 않았으나 해운대구에 접수된 폐업 신고서에는 직원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퇴직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손련화 사장은 2019년 12월 폐업 당시 절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노사협의회에서 수차례 언급했다”며 “그러나 이는 철저히 계획된 거짓말로 당시 노조가 있었음에도 호텔 측은 그 어떤 소통 없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시 호텔과 엠디엠 측과의 매매 계약서에는 호텔 내 점유 없음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 위약금 10%를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었음에도 사측은 노동자들을 겁박하고 위협했다”며 “통장 내역을 확인한 결과, 총액 2480억원의 거액이 1분에 1억원씩 하루 만에 이체됐다. 이는 대규모 부동산 투기의 전형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자리를 앗아간 그랜드호텔과 엠디엠플러스를 상대로 위장폐업, 횡령, 금지 가처분 등 민‧형사상 소송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고용승계를 보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엠디엠플러스 측은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엠디엠플러스 관계자는 “회사(엠디엠플러스)는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하는 부동산 개발회사로 해운대그랜드가 매각한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것이지, 해운대그랜드 법인을 인수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당시 계약에도 직원들의 고용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해운대그랜드호텔 측으로부터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 받을 당시 전 호텔 직원 일부가 부동산의 일부를 불법점거한 사실이 있다”며 “이에 불법점거자를 상대로 ‘퇴거 등 가처분신청’을 했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이들에게 ‘퇴거 및 인도명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회사는 불법점거자들에게 형사고발을 했고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단순한 토지와 지상건물 매수자로서 고용 승계가 되지 않으며 불법 점거자들의 부당 해고 상대방은 해운대그랜드호텔이지 엠디엠플러스가 아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엠디엠플러스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연 전 해운대그랜드호텔 직원들은 2020년 당사가 소유한 부동산의 일부를 불법점거한 범법자일 뿐 회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오히려 이들의 허위 사실 유포와 업무 방해 행위로 인해 회사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회사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거나 재산권을 위법부당하게 침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형사 등 제반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