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에스씨, 中헝리에 대량 발주... 입찰가 15%까지 벌어져

MSC 컨테이너운반선이 지난해 12월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에서 수에즈 운하를 건너 홍해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SC 컨테이너운반선이 지난해 12월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에서 수에즈 운하를 건너 홍해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중국 조선업계가 컨테이너운반선 입찰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국내 업체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운반선 시장에서 한·중 업체 간 입찰 가격 차이는 종전 10% 수준에서 15%까지 벌어진 양상이다. 20%에 이른다는 말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격차가 20%를 넘어설 경우 한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효과'가 급격히 상쇄될 것으로 본다. 국내 업체가 고품질 건조 역량 및 납기 준수 등 조건을 내세워도 고객사가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박 거래의 특성상 구입 가격은 초기 투자비용과 직결되고 선가가 비싼 만큼 고객사의 부담도 커진다”며 “20% 이상의 가격 차이를 버텨내는 것은 자유경쟁 시장에선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제조원가는 각사 기밀에 속한다. 직접적인 파악은 어렵지만 업계에선 중국업체들의 수주 가격을 통해 선가를 비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이 값싼 노동력과 막대한 설비 투자로 생산 능력을 키운 결과이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격차가 벌어졌단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세계 1위 선사 엠에스씨(Mediterranean Shg Co)가 중국 헝리중공업에 발주한 컨테이너운반선 가격이 대표적이다. 해당 계약은 2만4000TEU(1TEU=6m 컨테이너 1개 크기)급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으로, 계약 선가는 척당 2억3500만달러(약 338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엠에스씨는 한국조선소와도 접촉했지만 국내업체가 제시한 가격(척당 2억7000만달러 수준)이 헝리 측과 3500만달러 정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만2000~2만4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의 선가는 2억7500만달러다. 한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세와 비슷한 가격을 제시하고도 중국의 저가 수주에 밀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운반선에서 척당 3500만달러는 15% 정도 가격 차이가 발생한 셈”이라며 “경쟁력을 위협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업체 한 관계자는 “국적 선사들은 가급적 자국의 조선소에 발주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과 선가 차이를 감안했을 때 많이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영적 판단에 따른 리스크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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