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옵틱스에 216억원 투자…2대 주주 등극
기술 선점 전략…시장 고속 성장 전망

경기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옥 'SDR'.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경기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옥 'SDR'.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보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유리기판 장비 공급사에 베팅하며 원천 기술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출자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SVIC) 67호를 통해 필옵틱스 2대 주주에 올랐다. SVIC 67호는 지난 10월 장외주식 시장에서 필옵틱스의 의결권 있는 주식 182만6860주를 216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펀드에 495억원을 태운 최다 출자자(99.00%)다.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시장의 개화가 머지않은 만큼 기술 선점을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필옵틱스는 기존 플라스틱 대신 '꿈의 기판'이라고 불리는 유리를 반도체 원재료로 하는 국내 '유리기판' 분야에서 시장 개척자로 꼽힌다. 2019년부터 연구개발(R&D)을 시작해 자체 개발한 반도체 패키징용 글라스 관통 전극 제조(TGV) 양산 장비 공급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회사의 신사업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유리기판을 활용한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현재 충남 아산캠퍼스 A2 공장에 있는 5.5세대 4분할(쿼드컷) 생산설비를 유리기판 기반 마이크로 OLED 파일럿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기판은 현재 범용되는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유기 소재' 기판은 열에 약해 기판이 휘는 현상인 '워피지(Warpage·휨)'가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유리기판은 유리 코어층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더 딱딱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하다. 내열성과 투명성이 높은 만큼 더 세밀한 회로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가가치가 높다. 실리콘보다 구하기 쉽고 공정 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다만 외부 충격이나 압력에 취약한 점은 업계가 기술 개발을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유리기판 기술 개발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굵직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까지 앞다퉈 유리기판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인텔은 유리기판 사업에 203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 1위인 브로드컴도 반도체에 유리기판을 적용하기 위한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MD도 올해 상반기 반도체 제조에 유리기판을 도입하기 위한 공급망 구축에 착수한 뒤 이미 다수의 반도체 기판 제조사들과의 유리기판 성능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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