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혼다와 닛산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치다 마코토일본 닛산자동차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8월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혼다와 닛산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치다 마코토일본 닛산자동차 사장(왼쪽)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인 혼다와 닛산이 합병을 추진한다. 수십년간 치열하게 경쟁해온 두 회사가 생존을 위해 자존심을 버렸다. 한국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던 미쓰비시까지 새 동맹에 자연스레 합류할 전망이다.

일본 완성차 산업이 사실상 두 집단으로 재편됐다. 토요타를 중심으로 스바루, 스즈키, 마쯔다가 이미 탄탄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다른 한편에 혼다와 닛산 및 미쓰비시가 손을 맞잡았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던 일본 자동차 산업이 자의든 타의든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양사 합병소식이 전해진 당일(18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산의 주가는 전일 대비 24% 급등했다. 지난 1974년 이후 일일 주가상승률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같은 날 미 증시에서도 닛산은 20%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지만 2016~2022년 세계 자동차 수출 1위를 차지했던 일본이다. 지금도 품질면에서 일본 자동차는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잔고장 없는 차로 북미 시장에서 정평이 나있고, 동남아 시장 판매순위 상단은 여전히 일본차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양사가 힘든 시기에 합병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결정을 폄훼하는 반응도 나온다. 일본 현지 언론에서도 "약자끼리의 통합으로 주목해야 할 큰 움직임은 아니다"라는 식의 논평이 보인다. 오랜 시간 사업을 영위해온 두 회사인 만큼 중복되는 영역이 많아 교통정리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차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닛산은 이미 지난 2010년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시장에 내놨을 정도로 전기차 개발 능력이 탁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역량을 키우기 위해 오월동주를 불사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해외시장 공략에서도 양사의 시너지는 상당할 전망이다. 혼다는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닛산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에서 강점이 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 맞춤식 공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해당 시장들은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는 곳들이다.

올 상반기 기준 혼다·닛산·미쓰비시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약 400만대다. 토요타(520만대), 폭스바겐(420만대)에 이어 글로벌 3위 수준이다. 올해 '톱3'에 오른 현대차그룹(360만대)을 제치고 일본 자동차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위기 앞에 똘똘 뭉치는 국민성은 우리나라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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